나노리본이 심장박동기를 뛰게 한다

일반입력 :2014/01/21 07:48    수정: 2014/01/21 07:53

이재구 기자

앞으로 심장박동조절기(페이스메이커) 등 신체에 이식되는 의료기기에 배터리를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될 전망이다. 과학자들이 피에조(압전소자)물질을 사용한 초소형 나노리본 발전기를 소의 심장에 적용해 본 결과 심박조절기용 배터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씨넷은 20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대,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신체장기 내부(심장, 폐, 목)의 움직임으로 가동되는 초미세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나노리본으로 불리는 이 발전기는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도 소형 의료기기의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유연한 띠모양의 이 압전 나노리본(piezoelectric nanoribbons) 발전기를 암소, 양, 돼지의 심장에 붙여 실험한 결과 심장박동에 따른 압력만으로 전기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테스트 결과 이 나노리본이 신체면역시스템의 저항없이 2천만번이나 심장이 박동하는 동안 유연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 초미세 에너지 발전기는 신체 내부에 심박조절기와 함께 이식된 후 다시 빼내 재설치하기 힘든 배터리를 대체하게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나노리본을 수술로 신체에 장착되는 다양한 의료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웨어러블 컴퓨터 등 신체 외부용 기기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실험을 통해 심장박동모니터, 심박조절기 등 배터리를 이용하는 의료기기대신 압전 나노리본으로 대체해 실용화할 수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에조물질은 이미 실생활에서 센서에서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물질은 압력을 받으면 전력을 생산해낸다. 이들이 사용한 유연소재와 티탄산지르콘산연(PZT)압전소자를 사용한 나노리본은 기존 방식에 비해 3~5배의 강력한 전력을 만들어 냈다.

관련기사

티탄산지르콘산연(PZT, Lead Zirconate Titanate)은 대표적인 압전, 초전성(焦電性) 세라믹이다. 점화기, 텔레비전, 트랜시버 등 전자 부품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들이 피에조물질을 이용한 발전기로 암소의 심장박동을 전력으로 전환한 기술은 이른바 에너지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의 하나다. 에너지하베스팅의 또다른 에너지원으로는 열, 충격파, 진동, 화학적 반응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의 연구성과는 21일자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 논문을 통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