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빼고…외산 슈퍼폰 종말론

투자커녕 생존 급급…20만원대 저가폰으로 선회?

일반입력 :2014/01/10 09:28    수정: 2014/01/10 17:37

김태정 기자

애플을 제외한 외산 스마트폰 진영에서 ‘에이스’가 실종됐다. 대부분의 업체가 기술 투자 여력이 없어 보급형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가칭 갤럭시S5(삼성전자)와 아이폰6(애플), G3(LG전자) 등에 업계 관심이 모인 가운데, 판매 순위 5위권 밖 주자들의 풀이 죽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애플을 겨냥한 외산 스마트폰 업체의 기술 도전이 잠잠하다. 플렉시블과 QHD(초고화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LG전자가 기술적으로는 가장 눈에 띄는 중위권이다.

‘자금은 부족해도 기술은 삼성보다 낫다’고 자부해 온 대만 HTC가 난처해진 주자들 중 대표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보다 빨리 풀HD 스마트폰을 내놓고, ‘울트라픽셀(이미지 센서 크기 확대)’ 카메라로 공격했지만 실적은 추락했다.

근래에는 신기술 자랑보다는 회사 생존 방안 마련이 급하다. 지난해 3분기 35억대만달러, 4분기 15억6천만대만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 2010년 한국 기자들에게 ‘삼성 갤럭시는 디자인이 저렴하다’고 비웃었던 피터 쵸우 HTC 사장은 거센 퇴진 압박에 직면했다. 소니는 지난해 말 주력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Z1’의 크기를 줄인 ‘엑스페리아Z1 콤팩트’를 최근 공개했다. 설명처럼 크기만 줄였고 구성은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

LG전자를 점유율을 뺏겠다며 100만원이 넘는 고가에 출시한 ‘엑스페리아Z1’이 일본 밖에서 부진했다. 이달 현재 50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제품이 됐다.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지켜봐야겠지만 카메라를 제외하면 소니가 감춰둔 여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를 차지하겠다”고 누차 공언했는데 고급형과 보급형 사업 모두 난항이다. 블랙베리는 20만원 가격대 스마트폰을 중국 폭스콘을 통해 위탁 생산한다. 개인용 시장에서는 올해 주력이다. 이 회사 역시 현재 시장에서 매물 상태로 신기술 개발에 큰 기대가 어렵다.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신흥 시장에서 블랙베리는 폭스콘이 더 큰 역할을 맡게 할 것”이라며 말했다.

구글의 자회사 모토로라는 지난해 안드로이드 최적화를 자부한 ‘모토X’를 내놓고도 판매 순위 8~10에 머물러 충격이 크다.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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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을 제외한 다른 주자들에게 슈퍼폰은 사치가 됐다”며 “이제는 보급형 스마트폰 공급 포화를 걱정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은 “오는 3~4월 갤럭시S5를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애플 상대 전력 강화를 위해 하위권 주자들의 시장 지분까지 확 끌어모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