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만드는 사물인터넷의 미래 엿보기

CES 2014에서 올조인 기반 커넥티드홈 시연

일반입력 :2014/01/10 07:57    수정: 2014/01/10 08:00

정현정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 ‘스마트폰에 도어락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출입문 보안을 해제하자 문이 열리면서 자동으로 집에 불이 켜지고 ‘환영합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스피커를 통해 들린다. 집이 좀 더운것 같으면 에어컨까지 다가갈 필요없이 거실 소파에 앉아 태블릿을 통해 에어컨을 켜고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주방에 있는 와인쿨러에서 와인을 골라 거실로 향한다. 하지만 와인쿨러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는지 주방 위에 설치된 조명이 빨간색으로 바뀌며 깜빡 거린다. 보고있던 TV에도 문이 닫히지 않았다는 경고메시지가 뜬다. TV를 보면서 아이들 침실에 있는 디지털 시계의 알람을 7시로 맞춰놓는다. 아이들 방에 조명이 꺼졌는지도 태블릿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아이들을 재운 후에는 서재에 들어가 음악을 감상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방에 설치된 다섯 개의 스피커 전원을 원하는 만큼 켜고 끄거나 각각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거실과 서재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각각 다른 음악이 나오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의 제목은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와 거실에 TV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퀄컴이 그리는 사물인터넷의 미래다. 퀄컴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서 전시장에 마련된 퀄컴 부스 내에 ‘커넥티드 스마트홈’ 데모룸을 꾸미고 자사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이 올조인(AllJoyn)이 구현하는 미래 가정의 모습을 구현했다.지난해 9월 열린 퀄컴의 모바일컨퍼런스인 ‘업링크 2013’까지만 해도 일부 시제품을 시연하는데 그쳤지만 넉 달 만에 올조인 플랫폼에 참여하는 가전업체가 25개로 늘었다. 퀄컴은 올해는 올조인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올해부터 올조인을 탑재한 실제 상용제품의 출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앞으로 생산하는 모든 스마트TV 제품에 올조인 플랫폼을 기본 탑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전에 나온 스마트TV 제품들에서도 추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올조인 이용이 가능하다. 퀄컴이 주도하는 올씬얼라이언스에는 LG전자 외에도 하이얼, 파나소닉 등 25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관심을 보이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현재까지 5개의 스피커 업체들이 올조인 기반의 음악 공유 플랫폼인 ‘올플레이(AllPlay)’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모바일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인 랩소디도 올플레이 표준을 채택하고 있다. 퀄컴은 앞으로도 다른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올조인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개하는 등 오픈소스 플랫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퀄컴은 각각 다른 제조사에서 만들어진 조명, 스마트워치, 냉장고, 에어컨, 도어락, 스마트폰, 태블릿이 올조인이라는 허브를 통해 연결되고 소통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CES 현장에서 만난 리앗 벤저 퀄컴인터랙티브플랫폼(QIP) 상품관리 상무는 “각각의 모바일 기기와 가전제품이 클라우드를 통해 연결되는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많은 기기들이 제조사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진정한 커넥티드홈”이라고 올조인의 차별화 전략을 설명했다.

운영체제(OS)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탑재되지 않은 조명이나 에어컨에서도 올조인 구현이 가능하다. 각 가전제품에 탑재되는 와이파이 칩에 올조인이 소프트웨어 형태로 통합돼 있기 때문에 별도의 칩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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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외에도 많은 가전사들이 스마트폰과 TV 혹은 스피커, 가전제품 간에 연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채택하고 있다. 애플의 애플의 ‘에어플레이’, 삼성전자 ‘스마트홈’ 등이 대표적이다. 퀄컴은 그럼에도 제조사들이 올조인을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로 ‘더 큰 생태계’를 들었다.

벤저 상무는 “올조인은 제조사에 구애받지 않고도 많은 기기들과 광범위한 소통이 가능하고 단순히 스마트폰과 가전을 연결하는 피어투피어(P2P) 수준을 넘어서 집안의 모든 기기 간에 연결을 제공한다”면서 “가전 제조사들도 자사 제품들 간 수직적인 연결을 넘어서 좀 더 큰 생태계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