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박스 원’이 기다려지는 이유

일반입력 :2014/01/03 11:26    수정: 2014/01/03 14:34

차세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가 기대 이상의 인기를 보이는 가운데 경쟁작인 'X박스 원'에 게임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X박스 원은 최근 몇 차례의 초기 불량과 불친절한 고객 서비스 센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기대감 높은 차세대 콘솔 게임기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고성능 동작 인식형 기기 ‘키넥트’는 X박스 원을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고 호기심을 갖게 하는 필수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키넥트야말로 X박스 원을 PS4와 가장 뚜렷이 차별화 시켜주는 요소다. PS4도 ‘PS 카메라’가 있지만 키넥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기능만 제공한다. 사용자 얼굴과 동작 인식, 음성명령을 수행하는 정도에 머무르기 때문.

반면 X박스 원 출시와 함께 등장한 키넥트 2.0은 사용자의 손가락 움직임까지 감지해낼 만큼 인식 능력이 더욱 정교해졌다. 나아가 사용자 심박동수까지 체크할 수 있어 피트니스 등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여러 사람이 게임을 할 경우 키넥트는 각각의 사용자가 어떤 컨트롤러를 들고 있는지도 읽어낸다.

아울러 ‘스카이프’ 화상 채팅 시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줌인·줌아웃과 카메라 각도가 변경된다는 점도 발전된 키넥트의 매력 포인트다.

전작인 X박스 360이 세계적으로 8천만대 가깝게 팔린 비결에도 키넥트가 자리한다. X박스 360 키넥트 세트는 국내 신혼부부들을 위한 혼수용품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가족이 함께 거실에서 몸으로 즐기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켰다.

닌텐도와 소니도 각각 '위‘(Wii)와 ‘PS 무브’를 선보이며 동작 인식 게임의 저변을 넓혔지만 눈차크와 같은 컨트롤러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는 한계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반면 키넥트는 사용자가 아무것도 손에 쥐고 있지 않아도 동작을 인식함으로써 게임계에 새로운 혁신을 일으켰다.

키넥트는 윈도용 개발자킷이 공개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가 손짓만으로 CT 이미지를 조작하는 ‘오펙(OPEC)’ ▲심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입의 움직임을 감지해 PC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오크(OAK)’ ▲유동 인구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헬로 카운터(Hello Counter)’ ▲몸짓으로 서예 느낌의 문자를 그릴 수 있는 ‘에어 쇼도우(Air SHODOU)’ 등이 대표적인 키넥트 활용 소프트웨어다.

또 작년 초 열린 ‘2013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는 키넥트와 프로젝터를 활용한 신기술 ‘일루미룸’이 선보여져 게임계를 놀라게 했다. 일루미룸은 게임 장면이 재생되는 화면 주위에 3D 영상을 프로젝트로 투영시켜주는 기술이다. 방 한쪽 벽면 전체를 게임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다양한 키넥트의 기능과 활용안들이 X박스 원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개발되는 게임 타이틀, 즉 소프트웨어에 따라 활용 범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정작 사용자 입장에서는 키넥트의 다양한 기술들이 무용지물일 수 있어 키넥트 기능과 접목된 타이틀들을 좀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X박스 원 출시에 맞춰 출시된 키넥트 게임은 ‘키넥트 스포츠 라이벌’이 있다. 이 작품은 사용자 얼굴과 몸을 스캔해 게임 캐릭터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전에 출시된 키넥트 스포츠 게임보다 향상된 그래픽과 보다 정교한 움직임을 잡아낸다.

물론 X박스 원이 키넥트를 통해 경쟁력을 갖췄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특히 ‘홈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지향하는 만큼 각 국가에 맞는 양질의 방송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X박스 라이브 유료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제휴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X박스 원은 기존처럼 단순한 게임기 기능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는 매력적인 독점 타이틀이 얼마나 많이 출시되는지, 또 초기 불량 문제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내는지도 X박스 원의 흥행을 결정짓는 주요 포인트다. 키넥트 음성 인식 오류 문제 역시 풀려야할 과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지향하는 X박스 원의 최대 매력은 역시 키넥트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키넥트를 기본 구성품에 포함시킨 이유가 바로 X박스 원과 키넥트가 결합했을 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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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높은 가격과 초기 불량 이슈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키넥트 등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철저한 콘텐츠 현지화가 뒷받침 될 경우 X박스 원의 가치는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X박스 원의 사양은 8개의 코어로 구성된 AMD CPU와 8GB DDR3 RAM 메모리, 그리고 853MHz로 작동하는 GPU로 이뤄졌다. 북미 출시 가격은 499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