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게임업계의 공통 화두는?

일반입력 :2013/12/30 11:17    수정: 2013/12/30 15:45

각 게임사가 내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가운데, 공통된 화두는 ‘생존’이었다. 올해보다 내년 게임 사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 및 중소형 게임사가 각각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팔을 걷어붙였다. 대부분의 게임사는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내년에 채워가면서 회사 성장을 일군다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각 게임사의 분위기는 좋지 않은 상태. 일부 대형 게임사를 제외하고 중소형 게임사 대부분은 공격적인 시장 공략보다 생존을 위한 사업 계획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올해 버티기, 내년에는 생존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버티기였다면, 내년은 비공식적으로 생존의 해라면서 긴장의 끈을 놓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을 정도.

특히 올해 버티기에 실패한 일부 중견 게임사는 구조조정을 결정하거나, 신작 게임 개발 포기 및 개발 규모 축소 등을 결정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스페셜포스로 이름값을 높인 드래곤플라이는 인력 감축 및 게임 개발 포기 등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앞서 이 회사는 영어 교육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진출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앞서 한빛소프트, 엔트리브소프트 등도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또 엠게임 등은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일부 게임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아닌 수시로 인력을 감축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불리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다”면서 “일부 게임사는 성장을 위한 투자가 아닌 버티기와 생존을 비공식적인 사업 계획으로 수립한 것을 보면 현 시장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투자가 아닌 생존을 선택한 게임사...이유는?

그렇다면 잘 나가던 국내 게임업계가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한 규제안들이 속속 등장한 이후 게임 개발 및 서비스 환경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은 정부의 규제 틀에 맞춰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게임의 재미가 더욱 없어졌고 결국 신작들이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틀 안에서 만들어지다 보니 게임성이 비슷하다는 것.

또한 자금력이 풍부하고, 정부의 정책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대형 게임사와 비교해 중소형 게임사가 내놓는 게임들의 질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3대 게임 규제안이 존재한다.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 여기에 웹보드 게임 규제안이다. 셧다운제의 경우 이중 규제안이란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꾸준하다.

여기에 최근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지난 4월 일명 게임중독법을 발의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게임중독법은 게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중독유발 물질로 규정하고 정부에서 관리하자는 내용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게임은 보건복지부의 관리를 받아야 한다.

한 전문가는 “우리나란 게임 산업을 위축시킨 다양한 규제법 때문에 게임 개발 및 투자 분위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라면서 “게임을 담배, 마약, 알코올과 같은 중독물질로 포함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내년 국내 게임 시장, 안갯속....

‘2013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8% 성장한 9조7천525억 원을 기록했다. 2011년 18.5% 성장한 것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난 것으로, 중국과 비교하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실제 중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와 같은 기간 20.9%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게임 강국 3위의 자리에 올라 한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린 상태. 중국(12.2%)과 우리나라(6.3%)의 세계 게임 시장에서 점유율 차이는 5.9%로 벌어졌다.

그래서일까.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내년 신규 게임 개발과 모바일 게임 사업 강화 보다 중국 등 해외 수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새 게임 개발과 사업에는 돈을 쓰지 않겠다는 것. 이는 자체 개발에 따른 리스크(위험요소)가 크고, 투심이 악화된 탓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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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와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내년 사업의 우선순위를 생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면서 “신작으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지만, 개발비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일부만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돈을 안 쓰고 게임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구조조정을 결정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해외에 파는 것에 집중한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이라면서 “모바일 게임 사업 확대는 절대 대안이 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