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스플레이 신기술 풍년 시장은 위기

대형-플렉서블 OLED 양산…패널 가격은 1년째 하락중

일반입력 :2013/12/30 15:52

정현정 기자

대형 OLED 상용화, 110인치 초대형 UHD TV 출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판매, 곡면 OLED·UHD TV 등장….

올 한 해 시장에 쏟아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신기술 풍년이라고 할 만큼 디스플레이 업계에는 기념비적인 한 해 였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1년째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시황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업체들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LG전자가 세계 최초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시 소식을 알렸다. 이어 4월에는 양옆이 오목하게 휘어진 형태의 55인치 곡면 OLED TV가 세상에 나왔다. LG전자는 평면 OLED TV에 이어 곡면 OLED TV까지 최초로 출시하면서 주도권을 먼저 잡았다.

상반기 출기를 공언했던 삼성전자도 약속을 지켜 지난 6월 말 55인치 곡면 OLED TV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연내 대형 OLED 출시를 공언해왔지만 수율 문제로 끝내 제품은 시장의 빛을 보지 못했었다.

하반기에는 기존 해상도가 기존 OLED TV의 4배인 UHD(3840x2160) OLED TV도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3에서 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55인치 OLED TV를 공개했다. LG전자도 더 큰 화면의 77인치 UHD 곡면 OLED 제품으로 응수했다. 77인치 OLED 패널에 곡면 디자인을 적용하고 여기에 UHD 해상도까지 콤보로 지원하는 제품이다.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 경쟁도 이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부터 모바일용 플렉서블 OLED 패널 양산에 돌입했다. 상하 기판을 모두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바꿔 얇고 가벼운데다가 충격에도 강한 제품이다. 이 역시 지난해부터 출시설이 나왔지만 양사 모두 수율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다가 올해 나란히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7인치로 좌우가 오목하게 휘어진 형태의, LG디스플레이는 6인치 크기의 위아래로 오목하게 휘어진 곡면 타입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두 패널은 각각 삼성전자 ‘갤럭시라운드’와 LG전자 ‘G플렉스’에 탑재됐다.UHD 분야에서도 양사 간 기술 경쟁이 펼쳐졌다. 올해 초 CES 2013에서 삼성전자는 최대 크기인 110인치 UHD TV를 선보였고 하반기 IFA 2013에서는 55인치와 65인치 곡면 UHD TV가 소개됐다. 양사는 내년 CES를 앞두고 일찌감치 105인치 곡면 UHD TV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시장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꼬리표로 따라붙었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까지 병목현상으로 지적됐던 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이정표를 제시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눈부신 신기술 경쟁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위기 상황에 가까웠다.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1년째 하락을 지속하면서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TV 시장이 2년째 역성장을 예고하며 부진한 가운데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의 물량 공세가 계속되면서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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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하반월 주력제품인 40~42인치 풀HD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지난해 12월 289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올 초부터 연속 하락하면서 연초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하락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265달러였던 패널 가격은 지난달 223달러로 16%나 떨어졌다.

세계 경기침체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TV 수요는 둔화되는데, 중국 패널 업체들의 공격적인 공장 증설로 공급 과잉은 심화되면서 패널 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올림픽과 월드컵 등 호재를 앞두고도 성수기 TV 수요에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패널 가격이 급격히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