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의 종언!…MS의 SW 중심 전략

혹시,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를 아십니까

일반입력 :2013/12/23 17:05    수정: 2013/12/24 08:33

지난 10여년간 IT시스템을 지배한 언어는 하드웨어다.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보다 하드웨어가 IT서비스에서 중량감을 갖는 시대였다. 가장 중요한 것도, 가장 큰 노동력을 투입해야 했던 영역도 하드웨어였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되면서 하드웨어 지위는 점차 격하되는 추세다. 클라우드는 IT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시선을 하드웨어에서 점점 멀어지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드웨어의 종언을 고하는 단어가 등장했으니, 바로 소프트웨어정의인프라(SDI, Software Defined Infrastructure) 혹은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Software Defined DataCenter)라 불리는 용어다. 클라우드가 사용자의 시선을 하드웨어에서 떼어냈다면, SDI는 IT관리자의 시선을 하드웨어에서 떼어내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SDI란 단어는 네트워크 분야에서 먼저 나왔다. 서버가 가상화를 만나 하드웨어의 개성이 없어진 것처럼, 하드웨어에 종속되어 있던 네트워킹 영역에서도 가상화, 추상화를 도입하자는게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이다.

서버 가상화SW업체였던 VM웨어는 SDN업체인 ‘니시라(Nicira)’를 인수하며 SDDC란 말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기업용 스토리지 업계도 하드웨어 종속 파괴를 거론하며 소프트웨어정의스토리지(SDS)란 기치를 내걸었다.

이후 데이터센터에 있는 모든 하드웨어를 가상화란 수면 아래로 감추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들어 MS의 목소리에는 더욱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MS는 올해 들어 윈도서버, 시스템센터, 윈도 애저, SQL서버, 인튠, 비주얼스튜디오 등을 묶어 ‘클라우드OS’란 포괄적 단어로 정의했다. MS에게 클라우드OS란 디바이스부터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서비스 인프라 등을 아우르는 기술의 묶음이다. 한발짝 더 나아가 SDI 환경을 위한 도구다. 가상화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국MS의 백승주 부장은 “가상화SW를 이용해도 하드웨어를 수급하고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라며 “데이터가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증설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하드웨어의 기민성을 높이는 방안을 소프트웨어로 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드웨어가 눈 앞에 드러나는 한 IT부서의 업무는 사람의 수작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려는 비즈니스 부서의 IT서비스 요청은 촌각을 다툰다. 인프라를 갖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요시간이 사람의 수작업에서 수초 단위로 이뤄질 리 만무하다.

백승주 부장은 “현업이 내일 당장 디스크 100GB 필요하다고 할 때 하드웨어를 수배하고 설정하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소프트웨어로 디스크를 서비스하는 게 나은가의 고민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MS가 인프라 전반의 OS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체 OS차원에서 SDI를 가장 많이 거론 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서버OS 이후의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표준기술을 사용해 어떤 회사 하드웨어를 쓰든 하나의 관점으로 관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IT시장은 관리(매니지먼트) 기술 측면에 모두 동일한 표준을 사용한다. 윈도든 리눅스든 모두 웹표준 API를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다. 네트워크도 OMI란 프로토콜을 표준으로 사용하고, 스토리지 역시 SMI-S란 기술로 제조업체에 상관없이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추세다.

MS도 이런 표준기술에 기반한 가상 스토리지, 가상 네트워크 서비스를 윈도서버와 시스템센터에서 구현한다.

윈도서버2012는 스토리지풀이란 기능을 제공한다. 스토리지 하드웨어가 외장형이든, 서버 내장형이든 윈도서버2012를 통해 모든 스토리지를 하나의 풀로 묶어준다. 관리자는 OS 차원에서 현업의 요청에 맞게 스토리지 볼륨을 생성, 할당하면 된다.

그는 “스토리지 하드웨어를 뜯어보면 디스크가 있고 컨트롤러와 그안에 스토리지 전용 OS가 있다”라며 “이와 똑같은 걸 서버 OS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토리지 볼륨을 생성할 때 고가용성(HA)이나 중복제거(De-Duplication), 자동 스토리지 계층화(Auto Tiering) 등의 기능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스토리지 하드웨어를 별도로 이용해야 했던 기능이 OS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다.

그는 “하드웨어업계 사람들은 SW가 성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라며 “그러나 MS는 클라우드적 발상을 통해 돈을 얼마 내느냐에 따라 이용자에게 성능과 기능 차별을 두지 말고, 모두가 좋은 기술을 쓸 수 있도록 O와 X사이에 △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또 “중복제거의 경우 윈도서버가 하루에 한번 데이터 이용빈도를 모니터해서 자주 쓰는 데이터를 고성능 디스크로 옮겨준다”라며 “공통데이터가 많은 VDI에 윈도서버를 사용하는 곳이 잘 활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이퍼V에 생성된 가상스토리지머신(VM)은 서버메시지블록(SMB)이란 프로토콜을 통해 리눅스, VM웨어 등의 이기종 환경의 가상머신(VM)과도 스토리지풀을 공유할 수 있다.

백 부장은 “FC와 SMB 성능을 비교했을 때 FC가 100이면 SMB가 97까지 나온다”라며 “IO 레이턴시도 FC가 100이라면 SMB는 103으로 더 높고, 아이스카시(Iscsi)보다 좋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FC 환경에서 1GB당 비용이 대략 6.65달러라면, SMB로 하면 1.25 달러 정도된다는 것이다.

HA 클러스터링 기능은 필요한 경우 2대, 3대, 4대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서버가 늘어나면 그에 대한 부하가 N분의 1로 처리된다.

시스템센터는 윈도서버가 제공하는 기능을 더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서버 관리자가 스토리지 볼륨 생성, 할당, 관리를 할 수 있게 한다.

추상화된 네트워크 즉, SDN 개념도 윈도서버와 시스템센터에서 구현돼 있다. 클라우드 상의 VM에 붙은 네트워크 IP는 VM을 물리적인 하드웨어를 이전해도 그대로 유지된다. NvGRE란 네트워크 오버레이 표준을 활용한 것이다.

클라우드와 가상화 환경에서 일어나는 VM이전은 IP주소 변경을 필요로 한다. MS는 이 IP주소를 계속 유지하게 함으로써 서비스 중단을 없애고 VM이전에 따른 네트워크 설정을 자동화한다.

백 부장은 “윈도서버가 라우터 역할을 해서 사용자 IP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제 네트워크 경로를 제어한다”라며 ”VM을 이전하면, 하이퍼V가 어느 고객이 어느 서브넷에 붙어 있고, IP에 붙어 있는지 알고 있어서, 고객의 IP는 그대로 유지시켜 준다”라고 말했다.

윈도애저와 윈도서버를 연결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서도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애저 데이터센터와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가상 네트워크로 묶고, 사용자에 맞는 IP주소와 QoS, ACL 등의 설정을 배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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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MS의 윈도서버와 시스템센터를 활용하면 기업의 IT관리자는 하나의 창에서 데이터센터의 모든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 완전히 하드웨어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 어떤 하드웨어든 초기 설치작업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후 상세한 구축작업에서 하드웨어 측면의 작업은 대부분 SW측면으로 넘어간다.

백 부장은 “SDI 환경에선 하드웨어에서 발생한 문제도 SW로 해결하게 된다”라며 “인프라를 중앙집중형 관리체계로 제어하고, 사용자에게 서비스로 빠르게 제공하겠다는 것, 그리고 사용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이 생각해볼 문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