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인텔의 타이젠이 다른 이유

일반입력 :2013/11/28 17:10    수정: 2013/11/28 17:13

오픈소스 타이젠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리눅스재단 담당자가 특정 업체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개방형 생태계를 추구한다는 점을 통해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과의 차이를 강조했다. 같은 타이젠이라도 삼성전자와 인텔이 제공하는게 똑같지는 않다는 점도 부각했다.

이달초 방한한 리눅스재단의 브라이언 워너 시니어클라이언트서비스 매니저는 삼성전자의 타이젠과 인텔의 타이젠은 동일한 운영체제(OS)가 아니다라며 타이젠은 기능적인 확장성을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눅스재단에서 타이젠 프로젝트 참여자들을 지원하는 서비스 운영 책임자다.

타이젠은 PC, 모바일, 가전, 산업장비, 자동차 등 '이기종 융합 서비스'를 목표로 삼은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OS다. 리눅스재단이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타이젠연합'이란 컨소시엄이 소프트웨어(SW) 플랫폼과 OS 개발을 돕는다. 이를 출범시킨 삼성전자와 인텔은 모바일과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부문에 각각 투자 중이다.

워너 매니저는 타이젠은 누구든지 원하는 사람은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며 삼성전자는 그들의 타이젠 코드로 타이젠 제품을 만들면서 그들의 인터페이스와 향상된 부분을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타이젠은 핵심 구성요소(코어)를 공유하면서 각 참여사가 부가요소(모듈)를 붙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업체나 개발자들은 다른 참여자들과 코어를 함께 만들고, 각자 필요한 기능을 모듈 방식으로 더해 최종 제품으로 출시하면 된다는 얘기다.

워너 매니저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타이젠 프로젝트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그들이 프로젝트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엔지니어를 가장 많이 동원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리눅스재단)는 프로젝트에 올라오는 코드 자체에 집중하고 타이젠 연합은 마케팅 브랜드를 맡는다며 결국 타이젠의 개발 방향을 좌우하는 건 개발자 커뮤니티지 특정 참여 업체가 아니고, 타이젠은 리눅스와 동일한 참여자간의 의사결정(거버넌스)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iOS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양분한 구글 안드로이드의 경우 개발 방향은 전적으로 구글의 사정을 따른다. 안드로이드가 타이젠처럼 리눅스 기반이며 오픈소스 프로젝트(AOSP)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AOSP와 구글이 단말기 제조사들에게 주는 '안드로이드SW'는 별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워너 매니저는 구글이 AOSP와 달리 제조사들에게 안드로이드SW를 제공시 별도 라이선스를 요구한다는 점에 대해 구글이 그런걸 갖춰야한다고 말할 때 명분은 모두에게 '통합된 안드로이드 경험'을 돌려줘야 한다는 거였다며 소비자들은 그게 가짜라 여기는 대신 안드로이드가 1등 OS라는 점만 인식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검색, 캘린더, 메일, 문자, 카메라, 갤러리 등 기본 기능들이 오픈소스가 아니라 클로즈드 버전으로 바뀌었다. 구글은 어떤 기능을 클로즈드 버전으로 바꾸면 AOSP에서 해당 기능 개발을 멈춘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방치된 버전을 이어 만들더라도 구글이 훨씬 좋은 클로즈드 앱을 내놓는 걸 막을 수 없다.

워너 매니저는 우리는 다른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상호 협의와 자문 등을 거드는 '중립적 테이블'을 마련해주는 역할이라며 타이젠 프로젝트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은 각자 나름대로 코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목표하는 제품에 대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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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은 아직 본격 상용화 이전 단계라, 일반 소비자들에겐 생소하거나 활동이 시원찮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타이젠연합은 제조사, 통신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자, 독립SW개발사(ISV)를 묶어줄 파트너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최근 국내업체 3곳을 포함해 36개 이상의 신규 회원사를 영입하며 세를 키웠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타이젠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중인 것은 맞지만, 서로 집중하는 분야는 개별적이다. 인텔은 IVI 모듈을 중심으로 확장기능을 구성해 향후 '스마트카' 플랫폼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기기용 모듈 개발에 주력해온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 TV나 냉장고 등에 이를 탑재키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