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제자리’ 스마트TV 내년 OS 경쟁

일반입력 :2013/11/08 10:47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 스마트TV가 내세우는 ‘스마트(똑똑함)’는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에 있다. 스마트TV에서도 획일화된 기존의 TV가 아닌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개인에게 맞게 전달하는 것이 제조사들의 다음 과제가 됐다.

맞춤형 기능 구현에 앞서 이를 담을 수 있는 그릇, 플랫폼은 경쟁의 핵심이다. 스마트TV에서의 플랫폼 경쟁은 스마트폰의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왔다. 개방형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에서 이미 확산된 안드로이드다.

이제 삼성, LG전자는 다음 단계를 준비중이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똑똑한 맞춤형 기능을 담을 수 있는 자신만의 플랫폼 경쟁이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LG전자는 웹OS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스마트TV 역사만큼 깊어가는 효용성 고민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많은 사용자들이 스마트TV에서 스마트폰의 사용경험을 얻고 싶어 한다”며 “많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과 제조사의 고민도 사용성을 얼마나 개선해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TV를 만드느냐에 있다”고 말한다. 사용자 경험에 대한 삼성전자의 고민이 고스란이 녹아있는 말ㅇ다.

LG전자도 스마트TV에 대해 삼성과 유사한 전략을 공유한다. 강배근 LG전자 TV연구소 상무 “스마트TV가 시장에 나온 지 4년 정도 지났지만 ‘스마트TV는 뭐지?’라는 물음이 여전히 있다. 다양한 콘텐츠 소비 단계까지는 온 것 같지만 상호작용 측면에서는 사용자들이 여전히 어려워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지난 2010년 구글TV가 등장한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스마트TV 제조사들의 고심은 더 깊어만 갔다.

삼성전자, LG전자가 판매하는 하이엔드 TV에 스마트 기능을 결합하면서 판매량 자체는 늘었지만 여전히 사용자경험(UX)이나 스마트 기능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내년 타이젠·웹OS 맞붙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부터 운영체제 경쟁을 시작한다. 구글 안드로이드를 벗고 각 사가 더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운영체제에 승부를 걸었다.

차세대 웹언어인 HTML5 기반의 타이젠, 웹OS다. 양사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승부를 걸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인텔 등과 함께 개발 중인 ‘타이젠(Tizen)’ 운영체제(OS)를, LG전자는 연초 인수를 통해 확보한 ‘웹OS’를 탑재한 스마트TV를 내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타이젠 OS 기반 스마트TV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타이젠 기반 스마트TV 개발이 상당히 많이 진전됐다”면서 “타이젠 스마트폰이 출시된 후 곧 이어 TV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 2014에 맞춰 스마트TV용 ‘SDK 5.0’을 배포한다. SDK 5.0에는 멀티스크린과 스마트홈 연계 기능 외에 HTML5 등 표준웹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다.

네이티브 클라이언스(NaCl, 나클) 서비스를 통해 개발자들이 기존 C나 C++ 언어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웹 기반의 스마트TV 플랫폼에 맞게 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마트TV에서 삼성전자의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기기와 연동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홈 기능도 SDK 5.0에 추가되는 신규 기능이다. LG전자는 HP로부터 인수한 웹OS를 모바일 뿐만 아니라 스마트TV에도 적용한다. LG전자는 내년 CES에서 웹OS 스마트TV를 선보이는 것을 검토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 LG전자는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레임워크인 엔요(Enyo)의 구체적인 정보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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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배근 상무는 “엔요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은 물론 TV 분야에도 확대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OLED TV나 커브드 TV에 맞는 사용하기 쉬운 엔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웹OS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스마트TV용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제작툴인 ‘아레스’의 베타버전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