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게임 성장률 반토막…이유는?

일반입력 :2013/11/05 11:42    수정: 2013/11/05 11:53

지난해에 이어 향후 몇 년 간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크게 꺾일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시장 환경 변화에 중견기업이 무너지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들이 쏟아지면서 당분간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이 주변 국가인 중국 및 일본과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8% 성장한 9조7천525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18.5% 성장에 비해 거의 반토막 난 것.

반면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으로 작년에도 20.9%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제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은 전 세계 게임 강국 3위의 자리에 올라 한국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중국(12.2%)과 우리나라(6.3%)의 세계 게임 시장에서 점유율 차는 5.9%로 벌어졌으며, 이 차이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아케이드 및 비디오 게임 시장의 축소로 성장세는 크게 꺾였지만 지난해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에서 2011년 17.5%보다 1% 증가한 18.5% 기록했다. 이 같은 비중은 올해 19.2%까지 뛰어오를 전망이다. 특히 일본은 ‘퍼즐앤드래곤’ 등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소니의 신형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4’ 출시도 예정돼 있어 당분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 게임 시장 성장세가 꺾이고 어깨를 나란히 했던 중국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이유는 국내 게임 시장의 포화, 모바일 게임 급성장으로 인한 중견 기업들의 경영난에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지원 미흡으로 게임사들의 발이 국내에 묶여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임백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이 크게 유행하면서 소수의 사람들이 모인 중소 개발사부터 정통 온라인 게임사까지 모두 모바일 게임 시장에 발을 담갔다. 반면 몸집만 크고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게임사의 경우 시장 변화에 대처가 늦고 대응 방식에도 미숙함을 드러냈다.

대기업들은 노하우와 자금력을 앞세워 온라인 게임 시장에 이어 모바일 게임 시장까지 장악함으로써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낳았다. 이로써 게임빌과 컴투스 등 정통 모바일 게임사조차 규모의 경제에 밀려났으며, 중견 기업들은 더욱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2012년 사업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총 47개 게임업체의 매출 총합은 전년 대비 10.58% 증가했지만, 절반이 넘는 27개사는 매출 감소가 이뤄졌다. 반면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인 8개 메이저 업체들의 매출 총합은 전년 대비 13.38%나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이와 함께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주춤한 이유에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탓도 있다.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 시행과 이전부터 추진돼온 다양한 웹보드 게임 규제, 또 PC방 금연법 시행과 최근 4대 중독법에 게임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까지 게임 산업을 짓누르는 정책들이 다양하게 쏟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자국 게임 산업 진흥과 보호를 위해 2007년부터 시행중인 ‘녹색 게임문화 정책’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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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백서는 “모바일 게임시장과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2012년부터 2013년 상반기에 걸쳐 전반적으로 중견 기업들의 입지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며 “산업의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한 측면일 수 있지만 부익부빈익빈 현상의 심화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게임시장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또 “작년 정책 양상을 보면 진흥의 담론보다 규제의 담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평가가 내려진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게임과 융합하는 변화의 시기에 규제의 담론에 따라 게임 정책의 방향이 설정되고 적절한 진흥의 담론이 정책 산출에 적용되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