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에게 SK플래닛 색깔 보여주겠다"

일반입력 :2013/10/28 14:51    수정: 2013/10/28 18:08

SK플래닛은 SK텔레콤에서 분사한 이후 한국의 구글을 표방하며 기술 플랫폼 회사로의 전환을 강도높게 추진해왔다. 이후 IT분야에서 이름 좀 있는 전문가들이 대거 SK플래닛에 합류했다. 합류 소식은 지금도 들려온다.

그러나 기술 플랫폼이라는게 하고 싶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개발자들의 참여는 필수적이고, 플랫폼 회사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되어야 한다.

SK플래닛은 국내 개발자 생태계에서 플랫폼으로 불릴만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까? 긍정적인 평가들도 있고, 아직까지는 의심스러운 시선들도 엿보인다. SK플래닛이 기술적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SK플래닛은 다음달 14일 테크플래닛2013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SK플래닛은 올해 행사에선 SK플래닛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윤호 SK플래닛 최고기술책임자(CTO)을 만나 테크플래닛2013을 둘러싼 관전 포인트들을 물었다.

올해 행사도 외국 연사가 다수 눈에 띈다. 오전에 구글 빅쿼리 개발담당 부사장을 비롯해, 아파치 HBASE 창시자인 마이클 스택 클라우데라 엔지니어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발표자 명단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 등 외국 유명 회사 개발자들의 이름도 보인다.전윤호 CTO는 “테크플래닛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보다 앞선 기술을 가진 실리콘밸리의 유명 개발자를 만날 기회를 국내 개발자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개발자가 외국 컨퍼런스 나가서 경험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한국에서 앞선 기술, 경험 등을 현장에서 말하는 걸 듣게 해주자는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전윤호 CTO의 말대로 테크플래닛2013은 전체 21개 세션 중 10명이 외국인 연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조연설 뒤 열리는 패널토의에서도 외국인과 전윤호 CTO의 대담이 진행된다. 사실상 절반 이상이 해외 개발자 주도로 꾸려진 셈이다. 전윤호 CTO는 이처럼 많은 해외 연사 초빙의 비결을 한국 시장의 가치에서 찾았다.

그는 “삼성전자가 두각을 나타내고, 카카오톡이나 라인처럼 세계적으로 성공한 서비스가 나오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중요한 시장으로 인정받고 있다”라며 “모든 면에서 실리콘밸리처럼 선도하는 모습은 보이지 못하지만, 나름 어떤 차별화된 가치를 가진 독특한 시장으로 인정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SK플래닛 내부 개발자가 진행하는 발표도 눈여겨 볼만 하다. SK플래닛 개발자들은 이번 테크플래닛에서 HTML5, UX, 분석, NFC 등의 주제와 관련한 발표를 직접 진행한다. 자회사인 틱톡플래닛의 스티브 정 CEO도 최근 출시한 프랭클리 메신저를 설명하기 위해 발표자로 나선다.

전 CTO는 “작년엔 SK플래닛 내부 개발자도 많지 않았고, 의욕적으로 출범한 회사로서 차별점을 외국 연사 초빙으로 잡았는데, 올해는 내부 역량이 늘어나 SK플래닛 자체 콘텐츠를 집어넣을 수 있었다”라며 “국내 스타트업과 상생을 위한 부스도 6개 마련했다”고 말했다.

테크플래닛2013을 보면 각 트랙별로 큰 틀의 주제가 없다. 모바일, 웹, 빅데이터, 클라우드 같은 트렌드를 대주제로 걸어 비슷한 콘텐츠를 한 트랙에 모으는 일반적인 컨퍼런스 구성과는 다르다.

전윤호 CTO는 “하루 행사에서 한분야에 집중적으로 하는 건 오히려 이것저것 조금씩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며 “백엔드부터 모바일, 서비스 등에 걸쳐 트렌디하고 관심있어 할 만한 영역을 한 세션에서 골고루 들을 수 있도록 분산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세션 구성을 폭넓게 짠 것은 전윤호 CTO의 개발철학과도 무관치 않다.

그는 “장비 제공이나 교육프로그램 등은 당연한 것이고, 새 아이디어를 시도해 시범적으로 만들어 보도록 하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라며 “개발자에겐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각자 속한 조직에 맞는 기술만 집중하지 말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구현할 수준의 폭넓은 역량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앱 개발자가 웹서버나 웹페이지도 만들어보고, 거기에 자신의 특기를 결합해 재밌는 걸 만들어내보라고 한다”라며 “그래야 내부를 설득하는데 유리하고, 자기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전윤호 CTO는 회사에서 개발 문화를 만들어가는데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400명 정도되는 개발자들이 대기업 문화에 젖지 않고, 스타트업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게 챙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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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CTO는테크플래닛 패널토의에 나서 온오프라인 통합서비스에 대한 기술도 언급할 계획이다. 이것은 메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과도 연관되는 부분이다.

그는 “SK플래닛이 관심을 갖는 영역은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갖고, 그것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며 “오케이캐시백이나, 구글맵스의 한국 서비스 원본 등 오프라인 사업이 많아서, 이를 온라인 서비스와 연결시켜 시너지를 내기 위한 통합적 데이터 활용방안을 얘기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