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인터뷰] ‘빨래터’ 유광민 대표

관심사 공유 SNS...모르는 사람과도 친구되기

일반입력 :2013/10/28 09:53

김효정 기자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국내에서 사랑 받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은 주로 인맥 기반의 서비스다. 친분이 있는 지인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쓰이는 셈이다.

오랜 테스트 기간을 거쳐 8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빨래터(www.palletter.com)’는 공통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비(非) 지인’ 네트워크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카페24(www.cafe24.com) 서버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iOS에서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되며, 웹서비스는 연말에 정식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창업자 유광민㊲ 대표는 안경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7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업가였다. 대학 강사를 겸직하며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도 확보된 상태였다.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며 IT 비즈니스와는 전혀 무관했던 그는 2009년 관련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빨래터를 개발하는 일에 몰두했다. 무엇이 그를 SNS에 ‘미치게’ 만들었을까.

“사람의 인맥이라는 것이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고, 어디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운명적으로 불평등한 구조입니다. 기존 SNS는 흩어졌던 인맥을 재구성하는 비상연락망에 지나지 않는다고 봤고, 인종, 국경,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친구를 만들 수 있으면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는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했을 때 진정한 인맥의 확장이라 믿는다. 이를 위한 연결고리로 삼은 것이 바로 ‘경험’이다. 빨래터는 회원가입을 할 때 24개의 관심 카테고리가 유저에게 제시되고 사람들은 그 관심사에 기반한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한다. 실제 경험을 가지고 소통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살아있는 정보가 되며, 상호 발전적인 인맥을 형성하게 되는 방식이다.

유대표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아직 전성기를 맞이하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그는 “업계에서는 웹상에서 언어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시기를 2015년~2017년 경으로 예상한다”며 “언어 장벽이 무너지면 SNS도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빨래터는 글로벌 서비스의 시작으로 연말에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정식 서비스를 열 예정이다. 최근에는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개발 인력이 빨래터의 모델에 매력을 느껴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합류할 정도로 해외에서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대표는 “빨래터를 통해 인종, 혈연 등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빨래터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대표와의 1문1답>

▲ 독특한 이름이다.

영어로 ‘친구’를 의미하는 ‘pal’과 ‘편지’를 의미하는 ‘letter’의 합성어다. 옛날에 펜팔이 유행하던 시절처럼 시공간에 관계없이 편지로 일상을 공유하던 감성을 녹여보고 싶었다. 우표, 편지봉투 등의 디자인을 활용해 감성적인 느낌의 인터페이스로 꾸몄고, 외국인들도 빨래터라고 쉽게 발음할 수 있다.

▲ 다른 관심사 기반 SNS와의 차별점이 있나?

핀터레스트 등 다른 관심사 기반 서비스는 ‘스크랩’이 주요한 기능이다. 정보의 공유를 위해서는 간편하고 좋은 방법이지만 깊이는 떨어진다. 빨래터는 유저가 직접 겪은 경험으로 소통한다. 누군가의 경험은 누군가의 관심사다. 빨래터 안에서 벌써 네 쌍의 커플이 결혼했을 정도로 친밀도나 정보의 실효성 측면에서 그 깊이가 다르다.

▲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

다른 SNS는 광고 수익에 집중하는데, 빨래터는 쇼핑을 기본 수익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관심사를 기반으로 공유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그 관심사에 맞는 쇼핑 아이템을 제시해 전환율을 높이고,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서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유통업에 오랫동안 종사했던 경험으로 가격 경쟁력 있는 모델을 만들 것이다. 내년 2/4분기쯤 정식으로 오픈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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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되던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은?

일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어려운 과정도 결과에 대한 그림이 있기 때문에 즐겁게 이겨내고 있다. 안경 사업을 하면서도 이 꿈을 생각하며 수 년간 자료를 모아왔다. 보다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소명의식이 있어 행복하게 하고 있다. 지금은 인력 채용을 늘려 본격적인 규모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내년이 실질적인 도약의 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