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7에 담긴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일반입력 :2013/09/28 10:04    수정: 2013/09/28 23:01

정현정 기자

애플이 iOS7을 정식 공개한지 일주일이 넘어섰다. 시장반응은 호불호가 갈리지만 웹분석기관 치티카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iOS7 채택율이 이미 50%를 넘어서는 등 호응이 뜨겁다. 애플은 지난 23일(현지시간) 2억대 이상의 iOS 기기들이 iOS7으로 구동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까지 팔린 iOS 기기들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iOS7은 지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전면적인 변화로 무엇보다 기존 기기를 마치 ‘새 폰’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그러면서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이질감 없이 쉽게 적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애플은 iOS7을 디자인하면서 불필요한 버튼과 창을 모두 꽁꽁 숨기는 미니멀리즘을 강조했다. 동시에 다이나믹 월페이퍼로 생동감을 주는 동시에 반투명 창을 통한 레이어드 효과로 깊이감과 맥락을 부여했다. 또 답답한 버튼 대신 화면 전체를 이용해 기능을 실행하면서 디스플레이 구석구석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된 것도 장점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엉자(CEO)는 지난 6월 애플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iOS7을 공개하면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iOS의 가장 큰 변화”라며 “단순함 속에 깊은 아름다움이 담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iOS7에 첫 번째 디자인 키워드는 역동성이다. 잠금해제 화면부터 새롭게 바뀐 폰트와 다이나믹 월페이퍼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스마트폰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이에 따라 배경화면의 물방울이 방향을 바꿔 움직인다. 이를 통해 화면이 살아있는 것 같은 생동감을 부여한다. 이는 전문용어로 패럴랙스(Parallax, 시차·관측 위치에 따른 물체의 위치나 방향의 차이) 디자인으로 불린다.

여기에 더해 애플은 디자인을 통해 기능과 기능, 창과 창 사이에 맥락과 질서를 부여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창에 반투명한 색감을 채택해 뒷배경이 은은하게 드러난다. 새 창이 기존 배경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여러 개의 레이어를 겹쳤을 때 이들 레이어 간 질서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홈 화면에서 뒷 배경과 아이콘 사이에 깊이감이 느껴지는 디자인도 분명 같은 2차원이지만 뒷배경은 좀 더 멀리 아이콘은 좀 더 앞으로 드러나 있는 것 같은 원근감이 생겼다.

또 하나의 특징적인 점은 디자인 상에서 ‘경계’가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어떤 기능이나 동작을 실행할 때 특정한 버튼이나 위치를 터치해야한다는 강박이 사라지고 핀치, 쓸기, 터치 등으로 대부분의 선택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때문에 답답한 창과 버튼이 사라지면서 좀 더 시원해진 인터페이스가 가능해졌다. iOS6이 다소 공간에 갇힌 편협한 느낌을 준다면 iOS7에는 확장성이 부여된 느낌을 준다. 애플은 이에 대해 “하드웨어가 소프트에어를 프레임 하는 방식을 보여준다”면서 “끝에서 끝까지 하나하나의 모든 픽셀을 다 써서 갇히지 않는 넓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은 바로 ‘날씨’다. 화면 전체를 사용하는 시원한 인터페이스에 다른 도시를 선택하려면 화면 어디든 좌우로 밀면 된다. 도시를 선택할 때마다 구름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애니메이션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미세한 빗방울의 움직임도 잘 표현됐다.

잠금화면 상태에서도 기존에는 ‘밀어서 잠금해제’라고 표시된 부분을 밀어야 터치스크린이 활성화됐지만 iOS7에서는 화면 전체를 밀어서 잠금해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카메라에서 동영상, 사진, 정사각형 사진, 파노라마 등 모드를 선택할 때도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원통형으로 만들어진 메뉴를 좌우로 돌리면 모드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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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도 전체 화면 보기로 전환됐다. 화면을 터치하면 위아래 주소창과 메뉴바가 사라지며 뒤로가기와 앞으로 가기도 버튼을 누르는 대신 화면을 좌우로 밀면 가능하다. 스포트라이트 검색은 아예 화면 뒤로 숨어서 홈화면에서 살짝 디스플레이를 끌어내리면 나타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디스플레이 구석구석을 100%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색상 팔레트는 iOS6 때와 완전히 반대로 뒤집혔다. 기존보다 밝고 화사해진 색상이 눈에 띈다. 아이폰5S, 아이폰5C의 화사해진 색상과 애플이 함께 내놓은 다양한 색상의 케이스와 특히 잘 매치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