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패널 업계, '39.5인치'로 韓에 도전

일반입력 :2013/09/25 18:08    수정: 2013/09/25 18:08

이재운 기자

지난해부터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이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6세대 라인에서 37인치 패널을 생산해왔던 타이완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크기의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 업체들이 장악한 40인치와 42인치에 대항할 크기를 찾는데 혈안이 돼있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 부회장인 데이빗 시에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AUO와 이노룩스 등 타이완 패널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40인치나 LG디스플레이의 42인치 제품에 대항할 새 제품으로 39.5인치 패널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6세대(1500X1850mm)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38.5인치 패널은 생산 효율이 94%인데 비해, 새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39.5인치 패널은 그 비율이 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이 높을수록 버려지는 부분이 적어 생산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또 6세대 라인은 이미 투자가 완료된 단계로 추가 설비투자 비용이 들지 않지만, 한국이나 중국 등의 경쟁사들은 새로 투자가 필요한 7, 8세대 라인을 준비하고 있어 6세대 신제품에서 승부수를 던질 경우 벌어진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40인치 패널은 7세대 라인에서, 42인치 패널은 8세대 라인에서 생산되는데 비해 39.5인치 패널은 6세대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다.여기에 39인치 패널 출하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40인치와 42인치 패널 출하량은 소폭의 변동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NPD디스플레이서치가 발간한 분기별 대면적 TFT 패널 출하량 보고서에 따르면 39인치 패널 출하량은 지난 2011년 30만장에서 올해 1천620만장으로 확연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40인치 패널은 2천430만장에서 2천150만장으로 소폭 하락을, 42인치 패널은 2천300만장에서 2천920만장으로 소폭 상승이 예상됐다.

또 올해 LCD TV 평균 패널 크기는 37.5인치로 지난해 36.4인치보다 소폭 상승해 상대적으로 대형화 추세를 보이며, 39.5인치 제품이 38.5인치 제품을 점차 대체해나갈 것이라고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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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수율 문제로 인해 양산에 다소 시간이 필요하고, 기존 38.5인치 패널을 공급받아온 TV 제조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여기에 LCD TV를 이미 구매한 가구에서 최소한 2년 이후에나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타이완 업체들의 39.5인치 제품 성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시에 부회장은 지적했다.

시에 부회장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39.5인치 패널 생산이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시장의 흐름이 38.5인치에서 39.5인치 제품으로 넘어가는데 있어서는 LCD TV 제조사들의 태도와 시간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