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내린 애플 Vs 값 올린 삼성, 새 전쟁

일반입력 :2013/09/25 14:19    수정: 2013/09/26 08:53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2에 이어 갤럭시노트3 역시 1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전략을 고수한다. 최근 애플이 처음으로 보급형 ‘아이폰5C’를 내놓고 일부 국가에서는 할인 판매에 공짜폰 마케팅까지 나서는 반면 삼성은 갤노트3를 출시하면서 역으로 가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강력한 보조금 규제로 인한 스마트폰 시장 빙하기가 계속되고 있어, 현재 최고가 스마트폰 대비 10만원 이상 더 비싼 갤노트3의 프리미엄 전략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5일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갤럭시 노트3 월드투어 2013 서울’ 행사를 개최하고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세 번째 제품인 ‘갤럭시 노트3’의 국내 출시를 알렸다. 국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판매를 시작하는 갤럭시노트3의 국내 출고가는 106만7천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2의 108만9천원보다는 다소 저렴해진 가격이지만 최근 시장 주류를 이루는 LTE-A 스마트폰 대비 1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LTE-A를 지원하는 최고사양의 갤럭시S4 LTE-A와 LG전자 G2는 95만원으로 출고가가 맞춰진 상태다.

여기에 갤럭시노트3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보조금 규제에 제조사들이 줄줄이 출고가 인하 행렬에 동참한 상황에서 나온 첫 100만원대 스마트폰이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갤럭시S4를 시장 예상을 깨고 80만원대에 출시한 바 있다.이날 시장에 출시된 제품은 32GB 모델로 이후 64GB 모델이 출시될 경우 가격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갤럭시노트2 출시 당시 64GB 모델이 무려 115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출고가에 출시되면서 시장에 충격파를 몰고왔던 전례가 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정부의 과다 보조금 단속 의지로 제조사나 이통사들이 실질적인 판매 보조금을 많이 실을 수 없는 상황이라 100만원대 갤럭시노트3가 휴대폰 실구매가 상승의 도화선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남은 숙제다.

이날 행사에서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은 갤럭시노트3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갤럭시노트3를 전작인 갤럭시노트2와 비교하면 하드웨어 기능이 많이 향상됐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2만원 정도 낮아졌다”면서 “삼성전자는 항상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시장별로 세금과 유통마진, 스마트폰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은 나라마다 차이가 나지만 전세계적으로 보면 비슷한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에 도입된 갤럭시노트3는 가장 많은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던 애플이 전략을 선회한 시점에서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 맞대응은 더욱 눈길을 끈다. 애플은 프리미엄 제품만 판매하던 기존 마케팅 전략을 바꿔 중저가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 위한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5C를 함께 내놨다. 가격 역시 2년 약정을 기준으로 16GB 모델이 99달러(약 10만7천원), 32GB 모델이 199달러(약 21만6천원)으로 저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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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해외 통신사와 유통업체들이 아이폰 출시와 동시에 대폭 할인판매까지 시작한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NTT도코모가 아이폰5S 16GB 모델을 2년 약정 기준 무료로 판매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짜 아이폰’까지 등장했다. 이에 힘입어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5S와 아이폰5C는 출시 첫 주말에만 9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프리미엄의 대명사였던 애플은 보조금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실구매가를 낮추고 여기에 50만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는 보급형 모델까지 가세시킨 반면, 삼성전자는 거꾸로 100만원대 초고가 제품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양사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서로 뒤바뀐 전략으로 완전히 새롭게 붙은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