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카카오 "카톡의 상생, 대기업 포함"

일반입력 :2013/08/07 14:47    수정: 2013/08/07 16:58

남혜현 기자

중소, 신생 개발사에만 유리한 것이 상생인가. 그렇다면 위메이드나 넥슨 같은 대형 업체들을 상생에서 배제시키는 게 맞나. 철학이 다를 수 있다. 카카오가 보는 상생은 모바일 생태계에 들어와 있는 모든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다. 있는 자, 없는 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눠보지 말아달라.

지난 달, 카카오가 게임하기 1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부분 무심사 입점제도'를 두고 논란이 크다. 카카오란 대형 플랫폼에 심사를 거치지 않고 게임을 출시할 기회가 열렸다는 환영 속에서, 1억 매출 이상이란 조건이 대형 업체에만 유리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섞였다.

논란의 중심에서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7일 경기도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카카오는 중소, 대형사를 가리지 않고 가치를 만들어 이용자들에 전파하는 업체들을 위한 플랫폼이라며 상생 논란에 선을 그었다.

무심사 입점제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시각 자체를 대형사, 또는 중소 개발사 한 군데만 놓고 보면 완벽한 제도는 없는 것 같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카카오가 초심을 잃은 것 아니냐, 중소기업 상생과는 역행하는 제도를 내놓는 것 아니냐는 뭇매에 반응하는 것이, 대형사를 소외시키는 역차별 주의가 될 수도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사들은 갖고 있는 게임이 많은데 비해 입점 기회가 적다고 역차별이라 하더라며 1억 매출이란 조건은, 성공적 게임을 론칭하면 다음 게임 입점이 보장되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공정(fair)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움직임은 몸집과 상관없이 모든 게임 개발사에 민감하다. 1천만 다운로드 모바일 게임을 탄생 시킨 것도, 하루 10억원씩에 달하는 매출 게임을 배출한 것도 모두 카카오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성공은 중소 개발사들이 카카오랑 손 잡으면 '대박'을 칠 수 있다는 '카카오 드림'까지 갖게 했다.

카카오 측은 지금이 일년 전, 10개 중소 개발사와 함께 '게임하기'를 열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게임이 카카오 안에서 계속해 인기를 누리려면 품질에 더해 지속적 업데이트, 마케팅 능력이란 삼박자를 고루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중소 개발사에 무조건적인 입점 지원을 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석우 대표는 중소 개발사들에 10장의 (무심사 입점) 티켓을 준다고 해도 개발 속도가 있는데 다 쓰지는 못할 것이라며 매출이란 기준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게임이 어떤 것인지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심사 입점제가 향후 변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히 했다. 그는 우선은 첫번째로 급하다고 생각한 심사 제도에 대해 발표한 것이라며 계속 보완할 점이 있어 두번째, 세번째를 준비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발사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수수료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업체간 수수료 차등 책정에 대한 결정은 아직까진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카카오의 가치가 수수료 20%에 안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깔렸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카카오가 20%를 가져가는게 절대 바뀌지 않는 법은 아니다, 카카오도 처음해 보는 것이라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바꿀 수는 있다면서도 카카오 게임하기가 모바일 게임 파이를 키운 가치는 분명히 있는데, 그것을 인정 받지 못할 정도인가, 20%라는 것이 터무니 없이 큰 퍼센테이지(%)인지에 대해선 심사숙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우 대표 개인이 카카오에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고민으론 개인 정보 보호를 꼽았다. 그는 네이버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악몽은 개인 정보가 '붕' 뚫리는 것이라며 보안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SK컴즈 사태를 봐서 알겠지만, 개인정보가 뚫리는 것은 순간라며 그게 제일 걱정스러워 직접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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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목표에 대해선 국내선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 구축'을, 해외 시장선 '라인 따라잡기'를 꼽았다.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 시장에선 '메신저'와 '게임'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 플랫폼에서 잡은 독보적 존재지만, 해외선 라인, 위챗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힘겹게 싸워야 하는 위치다. 향후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카카오의 해외 진출은 필수다.

그는 일본에 라인보다 먼저 진출했지만 결과는 안타깝다면서도 그럼에도 그때는 (카카오의 전략이) 잘한 결정이었고 어쩔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일본시장에 미련있고 쫒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인이 잘하고 있지만 카카오가 (더) 잘할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야후라는 큰 파트너도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본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