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킬스위치, 국내 도입 확정

일반입력 :2013/08/07 11:17    수정: 2013/08/08 10:51

스마트폰 도난 및 분실과 불법유통을 막아줄 '킬스위치' 기능이 정부 차원에서 곧 도입된다. 킬스위치란 분실한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조작해 개인 데이터를 삭제하고 사용을 완벽하게 막는 자폭 버튼이라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서 신형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킬스위치' 서비스를 선보여 스마트폰 탈취 등 관련 범죄 사례에 대응을 시작했다. 지난달 국내서도 정부가 유사 기능 도입을 검토 중이라 예고했고, 이르면 다음주 그 시행 계획이 발표될 전망이다. (본지 2013. 6.15. 미국선 왜 스마트폰 절도가 흉악범죄인가 , 2013. 7. 16. 스마트폰 킬스위치, 국내 도입? 참조)

킬스위치란 사용자가 휴대폰을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했을 때 작동을 원천봉쇄해 장물거래 등 불법적인 재판매를 막는 수단이다. 선진국서 사회문제로 떠오른 고급 휴대폰 도둑 및 강도와 장물 취급 범죄를 억제할 기술적 해법으로 제시됐다. 지난달 미국 뉴욕 정부, 샌프란시스코 치안당국, 제조사, 통신사는 세이브아워스마트폰(SOS)이라는 협의체를 구성해 기술 표준화와 제도적 지원을 논의했다.

국내서도 SOS같은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대비 지난해 휴대폰 절도 발생이 4배 이상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휴대폰 분실신고 후 되찾지 못한 사례가 통신3사를 모두 합쳐 94만건에 달했다. 신고된 분실 기기는 국내서 사용될 수 없기에, 중국 등 국외로 반출되는 불법 유통 사례 증가로 이어졌다.

■정부, 스마트폰 범죄 팔걷어

정부도 상반기부터 대응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4월 경찰청, 관세청과 협력해 분실 스마트폰 고유식별번호(IMEI) 정보 공유, 수출통관검사 강화, 공조수사 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찰청은 중국 공안부와 분실 단말기 IMEI를 공유해 상습 장물업자 추적, 검거 등에 나설 방침을 알렸다.

이와 별개로 미래부는 해당 사안 관련 정책의 주무부처로서 킬스위치 국내 도입을 검토해왔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SOS 협의 경과가 알려진 뒤 관련 사안에 대해 월말께 그와 관련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정부에서도 킬스위치 기능과 유사한 체계 마련에 나섰단 암시였다. 다음달 그 내용이 공개된다.

7일 미래부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킬스위치 기술을 포함한) 스마트폰 관련 범죄 대책을 마련해왔고 다음주 쯤 그 세부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라며 주요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를 포함한 사업자들간의 조율 등 사유로 당초 예상된 발표 시점을 다소 넘겼다고 언급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여기에 참여하는 사업자나 구체적인 도입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킬스위치뿐아니라 기존 스마트폰 도난 및 분실과 불법유통을 막는 차원의 여러 대책의 하나로 표현됐다. 킬스위치 도입을 위한 움직임은 지난달 중순께 미국서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전자 사례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을 듯하다.

국내 킬스위치 도입시 관건은 참여 통신사와 제조사 범위,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단말기 종류, 그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 서비스와 유관 기관의 연계 등이다.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통신사 협의 없이 iOS7 신기능 '액티베이션락'으로 대응 기능을 선보일 뜻을 밝혔고 LG전자는 관련 기술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도입된 삼성전자 킬스위치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당시 SOS에 참여했고 지난달 중순께 미국 지역에서 신형 고급 단말기 사용자를 위한 킬스위치 서비스를 선보였다. 회사는 보안기술업체 앱솔루트와 제휴해 '로잭(LoJack)'이란 도난방지 기술을 '갤럭시S4'와 '갤럭시S4 액티브'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알리기 시작했다.

로잭은 일반적인 도난방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달리 보호 대상의 깊숙한 곳에 탑재된다. 일반적으로 단말기 위치나 데이터 송수신 내역을 추적하는 앱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서 작동한다. 이는 절도범이나 강도에 의해 쉽게 제거될 수 있다. 로잭은 OS 하부 영역인 펌웨어 수준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지우기 어렵다.

사용자가 로잭 탑재 단말기를 강도에게 빼앗겼거나 도둑맞았을 경우, 기술 개발사 앱솔루트에 '킬스위치를 켜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이는 단말기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를 지우고 모든 작동 기능을 차단시킨다. 또는 앱솔루트가 단말기의 위치를 추적하면서 사법당국과 협력해 범죄자를 추적하고 기기를 되찾도록 도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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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잭의 단점은 돈이 든다는 사실이다. 원래 이 기술은 600만명 규모의 태블릿과 노트북 사용자를 위한 유료 서비스였다. 아직 갤럭시 기기에만 호환되는 스마트폰용 로잭 서비스의 경우 연간 29.99달러(약 3만3천500원)를 들여야 한다. 당초 SOS에서 논의된 사항에 따르면 대중들이 쓰기 쉽도록 무료로 제공돼야 했다.

삼성전자와 앱솔루트 측은 양사가 갤럭시S4 단말기 사용자를 위해 로잭의 킬스위치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 밝혔다. 현재는 단말 사용자가 로잭 유료 서비스를 최장 4년까지 한번에 가입할 수 있는 상태다. 서비스는 반드시 기기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하기 이전에 가입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