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리는 윤창번, 창조경제 고삐 죈다

일반입력 :2013/08/05 14:03    수정: 2013/08/05 16:18

김효정, 정윤희 기자

5일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에 임명된 윤창번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대표 전문가로 꼽힌다. 공공과 민간을 두루 거쳐 실무경험이 풍부한데다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ICT 공약을 총괄, 향후 실질적인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윤 미래수석은 임명 브리핑 직후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들이 좋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윤창번 미래수석에게 상당한 힘이 쏠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말 그대로 창조경제의 핵심 실무를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윤 미래수석 특유의 추진력으로 창조경제 정책에 속도를 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근혜 정부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던 미래창조부는 출범 이후 안팎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오죽하면 시중에는 누구도 모르는 3가지 가운데 한가지가 박 정부의 '창조경제'라는 농담이 떠돌 정도였다.

새 정부 출범 반년이 다 되도록 '창조경제'의 명확한 개념 조차 헷갈리고 있는 판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은 누구도 장담 못한다. 그래서 청와대와 내각의 핵심 참모들에 대한 이러저런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냉정하게 본다면 김종훈 초대 장관지명자의 낙마 이후 정부의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부가 아직도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윤창번 카드는 그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강의 대응이라 볼 수 있다. 일단 그는 지난 대선기간 내내 박 대통령의 IT정책을 입안 실현하는 맨 앞자리에 있었다. 누구보다도 박 대통령의 의중과 지향점을 읽어 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특히 인수위를 거치면서 언젠가는 내각이나 청와대 비서진에 중용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윤 수석의 이력을 아는 이들은 그가 내각에 참여 하지 않자, KT 등 유관기관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점쳤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박대통령은 일찌감치 그를 곁에 두어야 할 사람으로 점찍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지부진인 창조경제의 본격 시동을 위해 그간 곁에서 검증해 본 윤 수석을 조기에 전격 투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 박근혜 정부 초대 창조경제 라인업은 의외였다. 최순홍 전 수석은 능력과 관계없이 한국을 오래 떠나 있었고 유엔 근무 경력이 주요 이력이란 점에서 의아함을 남겼다. 미래부 수장 역시 ETRI원장 출신의 최문기 장관이 발탁됐지만 그가 관료사회를 완전 장악할 수 있을 지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윤종록 ICT 차관은 정보통신 전문가로 역량을 인정 받고 있지만 관료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카리스마 보다는 유연한 리더쉽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윤 수석의 등장은 선거과정부터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고 실무에도 정통한 이른바 실세의 기용으로 불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부를 지원하고 무언가 손에 잡히는 과실을 맺기 위한 포석인 것이다.

어찌보면 새 정부의 핵심 아젠다인 창조경제의 조기 실현과 정착을 박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안팎에 과시한 인사로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신임 윤 수석의 민간 경영자 이력이다. 과거 정통부의 싱크탱크 수장으로 굵직굵직한 통신정책을 뒷받침했던 윤 수석이지만 민간 (하나로텔레콤) 기업 경영자로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후발 사업자의 어려움과 고착적 구조의 국내 통신시장을 톡톡히 경험해 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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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주파수 경매부터 일자리 창출, 신성장 동력 발굴까지 현안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그의 이같은 경력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의 경력만 놓고 보면 현 미래부 그 누구보다 뛰어난 전문성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IT 및 미래전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의 등장으로 내각 보다 청와대 비서실이 주목 받는 까닭이다.

지난 정부까지 대한민국의 간판스타로 대접 받았던 IT가 요즈음 위상이 말이 아니다. 업자들은 불황에 한 숨만 늘어 가고, 미래 먹거리 책임진다는 자부심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신임 윤 수석은 창조경제의 본격 시동은 물론 땅에 떨어진 IT산업계 인사들의 사기를 되살려야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