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퍼블리싱…국산게임 특수 '활짝'

일반입력 :2013/07/31 11:48    수정: 2013/07/31 16:56

남혜현 기자

윈드러너가 페이스북에서도 신나게 달릴 수 있을까.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 진출을 선언한 페이스북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1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윈드러너가 페이스북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각) 미국 페이스북 본사는 게임빌,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10개 게임사와 손잡고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게임하기와 유사한 모델로, 수익을 공유하는 대신 마케팅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다.

페이스북은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을 발표하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게임 개발사들을 선별해 수백만 명의 페이스북 게임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고품질의 모바일 게임들을 소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퍼블리싱 사업에 참여한 개발사들이 자신들의 게임에 적합한 사용자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참여 게임 개발사들도 공개했다. 우리 기업 중에선 게임빌과 위메이드가 들어갔다. 중소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한다고는 했지만 게임로프트 같은 유명 업체 이름도 눈에 띈다. 이 외에 브레인바우, 키위게임즈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업체들은 페이스북이 초기 10개 게임만 서비스하기 때문에 카카오의 게임하기 초기 론칭 때와 같은 프리미엄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왜 페이스북의 움직임에 주목하는가

업계가 페이스북에 주목하는 것은 '규모'와 '시점'이다. 모바일 게임이 성숙한 시기에, 11억5천만이란 월간 사용자를 바탕으로 한 공룡 페이스북이 게임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기본만 보면 페이스북은 카카오 대비 인프라가 훌륭하다. 지난해 7월 30일, 카카오 게임하기가 출시되던 때 카카오의 등록 이용자는 5천600만명, 하루 방문자 수는 2천300만명이었다. 카카오는 이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49일만에 1천만 다운로드 게임을 배출했다. 애니팡이 제일 잘 나가던 시절 선데이토즈는 하루 6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페이스북은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페이스북은 매월 11억5천만명, 하루 6억9천900만명이 사용하는 전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카카오 게임하기 오픈 당시 하루 이용자 수의 30배에 달한다. 페이스북 페이지 내 게임하기엔 이미 2억6천만명이 등록해 있다. 페이스북에서 게임 하기를 낯설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전체 이용자의 5분의 1에 달한다.

6천만 사용자가 사용한 카카오에서 약 한 달만에 1천만 다운로드 게임이 나온 것을 단순 대입하면, 수치상으론 페이스북 게임이 2억명의 가입자를 모으는데 한달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에 퍼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폭발력은 예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페이스북이 게임 퍼블리싱을 발표한 시점이 절묘하다. 한국 시간으로 30일은 카카오는 게임하기 론칭 1주년을 맞았다. 발표한 성과도 훌륭하다. 그간 100여 게임 개발업체의 200여개 게임이 카카오를 통해 발표했다. 100여 게임 개발사 중 60% 정도가 1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년만에 카카오 게임하기 누적 등록자 수는 3억명을 넘어섰다.

카카오가 10여개 게임을 전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비 인기 게임으로 채웠던 것과 달리, 페이스북은 일부 대형 게임업체들의 검증된 게임도 도입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위메이드나 게임로프트 등은 이미 게임 이용자들에 잘 알려진 대형 업체들이다. 페이스북이 초반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윈드러너-트레인시티, 새로운 시험대 올라

페이스북의 퍼블리싱 사업 진출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게임들도 새로운 검증 무대에 섰다. 위메이드는 윈드러너라는 성공작을 페이스북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았고, 게임빌은 직접 개발에 투자한 게임이 세계 무대서 통할지를 시험한다.

윈드러너는 지난 1월 29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 된 후 하루만에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1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데는 28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적자에 허덕이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를 흑자 전환시킨 효자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캐주얼 게임이 인기를 얻는 SNS 환경과 퍼블리셔, 게임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윈드러너의 순항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윈드러너는 링크투모로우가 개발하고 위메이드가 퍼블리싱한 러닝 어드벤처 게임이다. 숲 속, 모래사막 등 동화 풍 자연을 배경으로 달리는 캐릭터를 화면 터치로 점프시키며 장애물을 피하고 점수를 획득하게 하는 방식이다.

더 주목되는 곳이 게임빌이다. 게임빌은 투자 제휴를 맺은 로켓오즈가 개발한 '트레인시티'를 지난 2011년 페이스북용 PC 웹 게임으로 먼저 발표했다. 페이스북에서 서비스한 한국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월 이용자 100만명, 가입자 800만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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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됐으며 장르 게임 부문에서 1위를 하는 등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이달 초엔 페이스북용 모바일 게임으로 다시 선보였다. 트레인시티는 친구와 협업을 통해 커뮤니티형 소셜 게임을 표방한 점으로, 페이스북 같은 SNS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빌 해외사업파트 오세욱 실장은 페이스북의 이번 신사업 발표는 세계 최대의 SNS를 통한 신규 시장 개척과 이용자 확대가 기대된다며 시장 선점과 방대한 해외 이용자 유통 채널 확보로 게임은 게임빌의 해외 성장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