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 1주년…'글로벌 벽' 어떻게 넘어설까?

카카오 게임, 1년을 돌아보다

일반입력 :2013/07/30 11:34    수정: 2013/07/30 14:45

남혜현 기자

카카오 게임하기가 일년을 맞았다. 카카오는 애니팡 신화를 시작으로 드래곤플라이트, 윈드러너,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까지 1천만 다운로드 게임을 줄줄이 배출하며 모바일 게임업계 제1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눈부신 성과에 쏟아진 찬사만큼 아쉬움의 목소리도 컸다. 모바일 게임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운 공은 크나 수익금 배분, 입점 게임 선발 기준 등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글로벌 진출엔 번번이 실패하며 '국내용' 아니냐는 한계도 지적받았다. 1주년을 맞아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시선을 살폈다.<편집자 주>

<상>카카오게임 벌써 일년…빛과 그림자

<하>카카오게임 1주년…'글로벌 벽' 어떻게 넘어설까?

1천만 다운로드

플랫폼 성패를 논하기 앞서, 한 지역내 깔려 있어야 할 '필요' 수치다. 각 국가별로 1천만명이 사용하는 메신저는 '존재감'을 가진다. 다른 플랫폼과 한 판 붙어볼만한 기본 체급을 갖추는 셈이다.

그러나 1천만 다운로드도 성공의 '충분' 조건은 아니다. 카카오톡은 지난 4월 일본에서 1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시장을 선점한 NHN '라인'의 아성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카카오톡은 이제범 대표가 지난 2010년 3월 만든 모바일 메신저다. 카카오톡이 확 뜨면서 사명도 아이위랩에서 카카오로 바뀌었다. 그게 되겠어?라는 의문에도, 카카오는 1년만에 1천만 이용자를 그러모았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300만 이용자를 돌파하던 지난 2010년 11월, 카카오는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 환경에서 가장 편리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서비스와의 제휴, 모바일 플랫폼 확대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카카오로선 당연한 선택이었다. 우리나라 인구는 약 4천800만명 남짓. 시장이 포화되면 성장도 막힌다. 까딱하단 광할한 시장을 경쟁업체들에 빼앗긴다. 라인, 위챗은 물론 왓츠앱, 바이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즐비했다.

■카카오, 왜 해외선 힘을 못 쓸까

자신감이 앞섰을까. 아직까지 카카오톡의 해외 성공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카카오톡은 현재 13개 언어로 230여개 국에서 서비스된다. 카카오톡 등록 이용자가 1억명이 넘었으니, 최소한 그 절반 이상은 해외서 사용할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엔 '국내용'이란 꼬리표가 붙는다.

카카오톡을 따라가는 게임하기 역시 해외 성과를 기대하기 이르다. 카카오는 한국 외에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4개 국에서 게임하기를 선보였지만, 실적을 따질만한 수준은 아니다. 카카오 측은 게임하기의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카카오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게임하기 열풍이 불고 있으니까, 현지에서 해보고 싶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출시를 했다며 그러나 카톡 게임의 경우 카카오라는 플랫폼이 제대로 작동할 때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것이어서 적극적으로 성과를 내는 단계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카카오가 해외 성공이 어려운 이유를 차별화 부재, 자금력 부족 등으로 꼽는다. 모바일 메신저 특성상 특별한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각 나라별로 이미 시장을 장악한 경쟁자들도 존재한다. 카카오가 이를 뒤집으려면 집중적인 마케팅이 필요한데,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자금 싸움에서 벤처인 카카오가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가 게임하기를 국내서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현금 보유액에 여유가 생겼지만, NHN 등 경쟁자들의 자금력을 쫒아가기는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카카오가 해외 시장서 성공하려면 트래픽을 끌어올려야 하고, 트래픽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집중적인 마케팅은 필수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NHN이 일본을 제외한 나라에서 라인을 성공시키기 위해 엄청난 마케팅비를 쏟아부었다며 카카오의 경우 해외에서 수익을 내는 것 보다는 트래픽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에 거는 기대

그렇다고 카카오의 해외 진출이 깜깜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카카오 측이 설명한 것처럼 해외 진출에 '본격적인 시동'은 걸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게임하기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아직 본격적으로 게임하기를 출시하지 않은 북미, 유럽 등 지역에서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교민이 많은 지역에서 카카오톡의 인기는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교민이 많은데다, 한국서 인기를 끈 게임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카톡 게임을 쉽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해외에 게임을 선보인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성적을 따져보긴 어렵지만, 교민 사회 등에서 이미 카톡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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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한국서 쌓은 노하우는 카카오톡과 카카오 게임하기의 가장 큰 힘이다. 해외서도 카카오 게임하기 성공 사례를 눈여겨 본다. 캔디크러시사가 등 외국서 큰 인기를 끈 소셜게임들도 카카오 입점을 대기 중이다. 외산 게임과 카카오가 잘 결합돼 성공할 경우, 카카오톡이 해외 진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북미, 유럽, 러시아, 아프리카 등 아직 카카오 게임하기가 본격 진출이 안 된 곳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며 카카오가 가진 역량과 경험이 적지 않기 때문에 아직 성패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