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한국 스마트 교육시장 '출사표'

일반입력 :2013/07/19 15:16    수정: 2013/07/20 08:57

인텔이 하반기 국내 스마트교실 구축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와 손잡은 PC업체들이 3~4분기중 교육시장에 특화된 컨버터블PC 또는 울트라북을 내놓을 예정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PC제조사, 교육용 소프트웨어(SW) 및 학습 콘텐츠 업체, 제품 공급 및 구축서비스 사업자들과 손잡고 스마트교실 구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텔은 이를 위해 '인텔에듀케이션솔루션(IES)'이라는 교육용 패키지 솔루션을 갖추고 스마트교실을 운영하려는 국내 초중고교에서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국내서 교육 관련 콘텐츠를 출시해온 사업자들을 협력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IES 프로젝트 자체는 본사 차원의 사업이지만 지역 시장마다 개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IES 프로젝트가 돌아가는 방식은 ▲인텔이 PC제조사들에게 글로벌 학습콘텐츠, 수업지원SW를 무료로 제공하고 ▲제조사들은 인텔 프로세서, 교육용 SW를 탑재한 교실용 노트북과 태블릿을 만들어 출시하고 ▲국내 교육콘텐츠 사업자가 국내 시장에 별도로 필요한 학생용 및 교사용 콘텐츠를 공급하고 ▲최종적으로 이 기술과 제품을 실제 교실에 도입, 달라지는 수업 운영을 돕는 지원사업자가 움직이는 것이다.

인텔은 교사용 수업지원 및 학습관리 SW를 한국어판으로 개발 완료했다. 교육용 콘텐츠에 대해서도 번역 등 현지화를 진행중이다. 또한 이를 일부 지역 학교 교실에 시범적으로 도입돼 운영중인 사례가 있다. 회사는 하반기부터 각 사업자들의 단말기 제품 출시와 시장 진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알렸다.

서울 관악구의 원신초등학교가 지난 5월 드물게 공개된 IES 기반 스마트교실 구축 사례다. 이 학교는 상반기 국내 대형 PC제조사의 제품을 기반으로 스마트교실을 구축하고, 기기와 디지털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에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교사 연수도 진행했다.

인텔 관계자는 이 학교에 대해 IES 기술과 수업용 단말기를 도입해 단계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상황이라며 2학기부터 IES 프로젝트에 구상된 전체 운영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인텔은 제조사 에이서와 디지털교육업체 시공미디어 외에 해당 사례에 관여한 제조사 등 파트너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인텔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본사와 협의해 국내 제품 출시를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업계에는 LG전자같은 대기업도 참여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공미디어는 앞서 인텔이 IES 프로젝트의 전신격인 클래스메이트PC(CMPC) 사업 때부터 협력한 곳이다. CMPC는 인텔이 지난 2010년부터 저연령층 교실을 겨냥해 디지털기기와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제조사들과 손잡고 출시한 교육용 노트북 브랜드다. 회사는 CMPC 출시후 세계 1천400만대 제품을 판매해 결과가 성공적이라 자평한다. IES 프로젝트를 통해 공급되는 제품들도 CMPC로 불린다.

인텔은 기존 CMPC 사업을 위해 갖춘 SW와 솔루션, 파트너십을 IES 프로젝트에 고스란히 활용하고 있다. 현재 IES 프로젝트용 스마트 기기를 준비중인 업체들도 대부분 과거 CMPC 제품을 내놨다. CMPC 당시 협력했던 글로벌 브랜드PC 제조사들은 삼성전자, 중국 레노버, 일본 도시바 등이 있다. 유럽서 'JP자쿠토'같은 지역내 제조업체도 제품을 내놨다.

IES용 CMPC는 노트북과 태블릿의 이점을 합친 11시간 연속사용 배터리, 저렴한 가격, 스타일러스와 카메라 내장 등 기술적인 사양 외에도 50~70cm 낙하에 견디는 내구성, 부드러운 재질의 외장재, 곡선형 모서리, 항균처리, 같은 교실 환경과 학생 사용자를 고려한 특성을 제공한다. 윈도7이나 8 외에 안드로이드, 리눅스 운영체제(OS)가 지원되며 향후 구글의 크롬OS까지 쓸 수 있게 된다고 인텔 측은 예고했다.

수업에 IES를 도입하려면 학생과 교사 사용자들이 인텔 프로세서 기반의 단말기를 써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IES 생태계는 AMD같은 x86 시장 경쟁업체 제품이나 ARM 프로세서를 탑재한 애플과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제공하는 교육용 콘텐츠 및 SW들과 경쟁하는 셈이다.

어찌보면 IES 사업은 그간 정부가 이름만 바꿔서 6년 이상 추진해온 '디지털교과서' 시장을 겨냥한 것처럼 비친다. 일례로 IES에서 제공하는 텍스트북리더 기능이 교과서와 수업용 콘텐츠, 필기 등을 저장하고 재구성해 배포하는 시스템을 포함하는데, 국내 디지털교과서 사업 결과물에도 이를 구현하라는 요구사항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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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교과서 사업 자체는 종이책 교과서를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만 결과적으로는 교실 환경과 수업 방식에 변화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IES와 맥이 닿는다. 하지만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기술 기반을 활용하라는 게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 부처의 기본 입장이다.

이에 인텔과 IES 파트너들은 정부 담당자를 설득하기보다 원신초등학교 사례처럼 개별 학교 단위의 사례를 늘리는 방향으로 기회를 잡아 갈 전망이다. 한편 애플은 국내 일부 대학교에서 아이패드 태블릿, iOS 앱과 아이튠스U 콘텐츠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해가는 사례를 발굴하며 교육시장에 접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