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EO 인터뷰]소셜 데이팅 ‘이츄’ 표순규 대표

싱글이라면 당연히 써야 하는 서비스로 만들 것

일반입력 :2013/07/19 11:38    수정: 2013/07/19 11:51

김효정 기자

카이스트 경영과학과 출신으로 맥킨지에서 경영 컨설팅을 담당했던 ‘엄친아’ 표순규㊷ 대표가 꺼내 든 창업 아이템은 소셜 데이팅이었다. ‘공감이 있는 만남’을 콘셉트로 하고 있는 이츄(www.echu.co.kr)가 바로 그것이다. 이츄는 ‘It’s you’라는 영어 발음을 본떠 만든 이름으로, 꼭 맞는 상대방을 찾아 주겠다는 정신을 담고 있다. 아침 9시와 오후 3시에 각 1명씩의 매칭 상대를 보여주고 데이트 의향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제는 너무나 많아져서 진부하게도 느껴지는 소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표대표가 쥐고 있는 이츄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 온라인 소개팅이 좋은 비즈니스라고 봤고, 그간 쌓아 온 데이터베이스 매칭 노하우를 잘 살리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정적 서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카페24(www.cafe24.com) 호스팅센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죠.”

이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음악, 영화, 책을 비롯해 직업, 성격 등을 기재하고 심지어는 필요에 따라 학업기관들과 연계하여 학력 인증도 할 수 있다. 모든 정보를 기입하려면 적어도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불친절한’ 절차는 ‘안전과 신뢰’를 가장 중시하는 표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소셜 데이팅에 대한 일각의 우려 섞인 시선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 세상에 완전한 서비스는 있을 수 없지만 저희는 진지한 만남에 대한 의지를 가입 절차에서부터 물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남성들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생물학적으로 약한 ‘여성’의 안전이 개인적인 가장 큰 관심사였어요.”

표대표의 말처럼 이츄에는 특히 여성 회원들이 많다. 여성 회원들을 겨냥해 페이지의 인터페이스도 동물 캐릭터를 활용해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사랑의 홍차 연구소’라는 메시지로 마치 카페에서 차 한 잔을 하며 만남을 기다리는 듯한 콘셉트로 구성했다.

표대표는 여성들이 이츄를 선호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정보의 ‘공정함’을 꼽는다. 가입자가 알고 싶어하는 상대방 정보의 양은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량만큼만 제공된다. 정보 제공 없이 가입만 하고 상대방의 자세한 정보를 보려는 시도는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이 역시도 표대표가 추구하는 ‘신뢰성’이라는 가치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표대표는 이츄를 ‘싱글이라면 당연히 써야 하는 서비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자신에게 가장 맞는 사람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서비스, 안심하고 편안하게 이상형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되겠다는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다음은 표대표와의 1문1답이다.

▲ 가입하는데 1시간이라니, 굉장히 ‘불친절한’ 서비스 아닌가?

회원들이 무슨 이력서 쓰는 것 같다고 볼멘 소리를 많이 한다. 동종 업계에 있는 한 지인이 ‘나 같으면 절대 그렇게 못한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개방적인 서비스일수록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랑이 가벼워지는 시대에 이츄마저 가볍게 접근하고 싶지 않았다.

▲ ‘소셜 평판제’는 무엇인가?

회원 간의 매칭 히스토리가 쌓이면서 회원들이 다른 회원을 평가하는데,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성사율이 너무 낮으면 평판이 낮다고 봐서 더 이상 소개시켜 주지 않는다. 그 회원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다수를 위해, 그리고 이츄의 평판을 위해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 장난스런 가입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 소셜 데이팅 서비스 치고는 고가라는 평도 있다.

정보의 ‘품질’ 비용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만큼 내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도 다른 서비스에 비해 월등히 많다고 자신한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반쪽을 찾는 일인데, 재미 이전에 진지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련기사

▲ 이츄는 어떤 서비스로 기억되고 싶은가?

‘공감’이 있는 곳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는데 당연히 서로 다를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음악, 영화, 책 등의 취향이나 감성을 먼저 일치시키고 그 다음에 서로의 차이점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새로운 재미라고 생각한다. ‘불친절했던’ 만큼 가장 ‘믿을 수 있는’ 소셜 데이팅 서비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