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vs 애플, 차세대 전쟁터는 ‘게임’

일반입력 :2013/07/19 09:28    수정: 2013/07/19 10:58

남혜현 기자

iPhone(아이폰)이 eyePhone(아이폰)이 될까?

최근 외국 게임 전문 미디어 게임인더스트리에 흥미로운 인터뷰가 실렸다. 한 모바일 게임업체 대표가 입는(wearable) 컴퓨터가 향후 게임 산업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 강조한 것이다. 구글글래스 프로젝트에 대한 비전과 함께 애플의 참전도 확신했다.

입는 컴퓨터가 모바일 게임의 미래라는 발언은 숀 하딘 마인드프라이어트(Mind Pirate) 최고경영자(CEO)의 입에서 나왔다. 숀 하딘은 아메리카온라인(AOL) 부사장, 야후 콘텐츠 영업부문 부사장, 브라우저 개발업체 플록 CEO를 거치는 등 IT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하딘은 해당 인터뷰에서 5년 안에 우리가 'eyePhone'이라 부르는 것이 'iPhone'을 대체할 것이라 믿는다며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이 이 새로운 폼팩터의 영역을 차지할 첫번째 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글래스가 발표된 이후, 업계는 애플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애플도 일명 '스마트 안경'이란 제하로 특허를 취득한 것. 지난해 미국 특허청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헤드마운티드 디스플레이장치'라는 이름의 특허를 2006년 출원했으며 2012년 7월 이를 인정받았다.

그렇다고 애플이 당장 스마트 안경을 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일명 '아이워치'라 불리는 스마트 시계도 아직 공개하지 않은 시점이다. 플렉서블, 또는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관심이 큰 애플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제품 로드맵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웨어러블 컴퓨터가 스마트폰을 당장 대체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팀 쿡 애플 CEO가 밝힌 것처럼 안경을 쓰지 않거나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이 구글글래스를 선호할지는 의문이다. 제품 디자인은 물론, 편의성이나 무게, 비싼 가격 등 스마트 안경이 해결해야할 문제는 산적했다.

그러나 '스마트 안경'이 게임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얘기는 달라진다. 구글글래스가 가장 주목 받은 부분중 하나가 게임이다. 이미 게임 산업에선 '버추얼 리얼리티'가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여겨진다. 스마트폰 초기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등도 게임에서 먼저 도입됐다.

구글이나 애플같은 IT 기업들에도 게임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씨넷 등 외신은 구글이 지난해 선보였던 웹연결 방식의 TV셋톱박스 '넥서스Q'를 안드로이드 콘솔로 다시 제작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TV용 셋톱박스로 개발됐던 넥서스Q는 뚜렷한 이유 없이 발매가 연기된 상태다.

외신들은 최근 오우야 등 안드로이드 콘솔이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구글이 올 가을 경 콘솔로 변신한 넥서스Q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종의 레퍼런스 제품으로 보이는데, 구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콘텐츠 생태계에 게임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구글과 애플은 콘텐츠와 하드웨어 간 생태계 시스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단순히 하드웨어만 팔아서 수익을 남기지 않았다. 하드웨어를 갖고 사람들이 무엇을 할까를 먼저 따졌다. 때문에 수익성을 보장하는 게임 콘텐츠와 최적화한 단말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스마트 안경에 관심을 갖는 국내외 모바일 게임업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게임빌은 구글글래스에 먼저 관심을 보인 선두주자 중 하나다. 게임빌은 모바일 카드게임인 '스틸커맨더스'를 구글글래스와 연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과 뉴스피드를 구글글래스를 통해 연동하는 방식인데, 이용자들이 안경으로 게임 메시지와 전투 상황, 퀘스트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업계에선 스마트 안경 같은 웨어러블 컴퓨터가 그간 스마트폰에서 다소 불편했던 가상현실, 증강현실 콘텐츠를 완성도 있게 만들 것으로 내다본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컴퓨터가 연동되는 방식도 이 시장에선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만들고 수요를 창출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빌 최고기술책임자(CTO) 정용희 이사는 구글글래스로 기술을 확대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 모바일기기와 콘텐츠 발달이 다양한 신기술 융합으로 이어져 전통적 재미에 오감을 더해주는 새로운 콘텐츠의 가치를 만들게 될 것으로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