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디시 출신 보수·진보 논쟁, 살인까지...충격

사회입력 :2013/07/17 12:42    수정: 2013/07/17 13:05

온라인이슈팀 기자

인터넷상의 보수, 진보 논쟁이 실제 살인사건으로 비화돼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국민일보는 부산 해운대경찰서가 살인혐의로 백모(30, 광주시 무직)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10일 오후 9시10분쯤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 김모(30, 여)씨의 집 계단에서 흉기로 외출하는 김씨의 배 등을 9군데나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와 김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정치, 사회 갤러리(정사갤)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특히 김씨는 논리 정연한 글을 많이 올려 정사갤에서 ‘여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3년 전부터 활동해온 이들은 진보 성향의 글을 올리며 가깝게 지내왔으나, 지난해 초 백씨가 김씨의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글을 올리면서 틀어졌다. 이후 김씨가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하자 백씨가 해운대경찰서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갈등은 김씨가 3~4개월전부터 갑자기 보수성향의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심화됐다. 백씨는 주로 故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고, 김씨는 이를 반박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서로 사생활을 언급하거나 욕설을 주고받았고, 화가 난 백씨는 모 채팅사이트를 통해 김씨의 얼굴과 주거지를 알아낸 뒤 흉기 2개를 구입해 지난 5일 부산으로 왔다. 백씨는 5일간 부산 연제구의 한 모텔에 머물면서 김씨의 집 근처를 3~4차례 답사하면서 동선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범행 후 모텔에 은신하고 있었으나 도주로에 있는 CCTV를 통해 파악한 인상착의로 지난 16일 오후 9시 45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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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피의자는 일반적인 범죄자와 달리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 등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며 “죄의식을 거의 느끼지 않는 듯 당당하게 범행 과정을 설명하는 등 사이코패스를 연상케 했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쳤다”, “진보, 보수가 뭐길래”, “진보, 보수보다 사생활 문란하다는 글 때문인 것 같은데”, “인터넷 하기도 겁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