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도 구글독스처럼' 대학가 조용한 바람

일반입력 :2013/06/28 11:59    수정: 2013/07/01 22:56

통합개발환경(IDE)에 클라우드 바람이 불고 있다. 시작은 국내 대학교 소프트웨어 강의에서 시작되는 모습이다. 언제 어디서든 웹브라우저를 통해, 여러 사람이 함께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IDE, 그를 만든 한국의 젊은 개발자들이 중심에 있다.

지난 3월 구름IDE 개발자들이 구름(대표 전웅식)이란 법인을 설립하고 자신들의 개발작을 상품화했다. 동시에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에서 구름IDE를 이용해 SW개발실습을 진행했다.

구름IDE는 웹브라우저에서 일관된 개발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오픈소스 프로젝트였다. C/C++, 자바, 다트, GO, PHP, JSP, Node.js 등 다양한 언어로 빌드, 디버깅, 실행 등의 개발을 할 수 있다. 또한 플러그인 기능으로 무한히 확장가능하다.

가장 큰 특징은 웹브라우저로 동시에 여러 명이 개발하는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마치 구글독스에 여러 사람이 실시간으로 접속해 편집하는 것과 같다. 원활한 협업을 위해 채팅기능도 제공한다.

웹기반 터미널 기능을 통해 터미널 명령어로 빌드 스크립트를 실행할 수 있고, 서버 환경을 즉석에서 변경할 수도 있다. 금지명령어 설정, 권한 제한 등을 통한 보안설정도 가능하다.

구름은 구름IDE의 이같은 특징을 활용 교육용 버전을 내놨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활용된 구름IDE는 기본적 기능에 교육실습을 위한 별도 기능을 추가했다.

교수자는 구름IDE 대시보드를 통해 학생/강의/퀴즈/시험 등을 관리할 수 있다. 학생과 그룹별 관리를 하고, 강의 관리 기능을 통해 주차별 강의 슬라이드를 등록, 수정할 수 있다. 문제은행을 만들어 퀴즈를 내거나, 시험 형태로 출제할 수도 있다.

시험 결과는 자동으로 기록되고, 채점관리기능으로 성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할 수 있다. 학생이 문제를 풀어 답안을 제출하면, 서버에서 곧바로 채점에 결과를 알려준다. 여기에 제출 결과에 대한 유사도 검사 기능을 제공해 부정행위를 차단시켰다. 학생은 문제를 풀면서 시도한 오답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학생이 제출한 소스 코드도 바로 확인 가능하다.

교수가 문제를 내면, 강의실의 학생들이 그 문제에 한번에 달려들어 작업한다. 동시에 30명이 한 서버에 달려들었지만,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구글의 행아웃도 열명이상 접속하면 현격히 느려진다.

이클립스를 주로 활용해온 성대 학생들은 이클립스와 거의 동일한 기능과 UI 덕분에 이질감없이 자연스럽게 수업에 녹아들었다고 한다.

전웅식 구름 대표이사(CEO)는 “과거 개발실습 풍경은 학생이 20명만 되도 교수나 조교가 일일이 가서 알려주고, 어디가 잘못됐나 한참 찾고, 여기저기서 손드는 학생이 속출하는 식이었다”라며 “구름IDE 사용으로 이런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수업진행도 빨라져서 교수와 조교, 학생 모두 매우 좋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성대는 200명 가량의 학생이 사용한다. 컴퓨터공학과와 소프트웨어공학과 전공수업에 사용되는데, 이중 소프트웨어공학과는 학기 중간, 컴퓨터공학과 실습 모습을 본 교수들이 사용을 원해 도입했다. 그만큼 구름IDE의 장점이 먹혔다는 거다.

재밌는 사실은 더 있다.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구름IDE를 개인용도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구름IDE는 상용버전과 오픈소스프로젝트 버전 두종류로 나뉘는데, 학생들이 오픈소스 버전을 사용하는 것이다.

구름IDE의 시장이 교육으로 한정되는 건 아니다. 당연히 기업용 버전과 개인용 버전이 존재한다.

먼저 기업용 버전이 고객사 확보를 위해 먼저 나와 있다. 구름IDE 기업용 버전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여러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공급된다. 기존 개발환경과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설치형과 클라우드 서비스형 등 기업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전웅식 대표는 “공개SW개발자대회 수상 후 여러 공모전을 거치면서, 기업들이 먼저 구름IDE의 상용화 시점을 물어봤다”라며 “그를 통해 구름IDE의 상용화에 자신감을 갖게 됐고, 제대로 사업을 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용 버전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된다. 오는 8월 베타테스트 오픈을 목표로 한창 개발중이다. 가입만하면 클라우드 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협업개발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원활히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

구름IDE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및 재학생들이 개발했다. UIzard 프로젝트명으로 개발됐다가 작년 구름IDE로 명칭을 바꿨다. 2010년 공개SW개발자대회 학생부문 은상을 받았고, 2011년엔 공개SW개발자대회 베스트 업그레이드상을 수상했다.

구름IDE의 상용화는 국내 SW산업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일단 학생들이 개발한 오픈소스 SW가 정부와 기업의 각종 공모전을 거쳐 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계속 업그레이드해 기업에서 사용할 수준까지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모전과 정부의 개발과제 지원금을 모은 학생들은 그를 창업자본 삼아 회사를 설립했다. 법인 설립과 함께 첫 고객사를 순조롭게 확보했다.

더구나 창업 멤버들이 향후 로드맵을 명확하게 갖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전웅식 대표는 “오픈소스 커뮤니티로 시작해서, 학생들이 모여 만들었던 프로그램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화로 간 것”이라며 “오픈소스가 사업화로 가서 성공하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공개SW로 시작했다는 자부심, 그 사업화가 성공하는 걸 보여주면서, 공개SW 성공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는 게 목표”라며 “로드맵을 정해놓고 구성원끼리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점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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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구성원들의 생각은 일단 외부 자금 수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신들의 로드맵과 개발방향이 외부 투자로 인해 의도치 않게 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창업을 위해 구성원 개개인의 자금을 많이 모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문제 없다”라며 “기폭제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되는 시점에 펀딩 받아 회사규모를 확대할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