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도입 수년째…아직도 ‘뜬구름’

일반입력 :2013/06/04 08:37    수정: 2013/06/04 08:52

송주영 기자

개념의 혼재, 정부 규제 등이 우리나라 클라우드 시장의 확산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기업은 신개념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정보 소유의 인식 전환,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도입율은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클라우드에 대한 개념 정립이 미흡하고 정보 소유에 대한 집착 등이 도입의 걸림돌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기업 내에서만 활용하는 클라우드)가 주가 되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다양한 클라우드에 대한 정의는 사용자에게는 혼란이다.

한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용 클라우드와 비교해 기업용 클라우드는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며 “기업이 원하는 형태에 따라 클라우드의 형태가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전 세계 시장에서 규격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의 클라우드, 특히 IT서비스 업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은 개념 정립이 미흡하다.

■우리나라 도입율, 말레이시아에 뒤져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가 조사한 아시아, 태평양지역 클라우드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시장의 성숙도는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10개국 중 클라우드 도입율 8위를 기록했다. 호주, 싱가포르,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 홍콩, 말레이시아 등보다도 뒤졌다. 우리나라의 도입율은 32%로 태국, 중국보다 1% 포인트 앞선 정도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인 42%와 비교해 11%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을 추진중이라는 응답에 대해서는 태국보다도 낮다. 태국은 52%가 도입을 계획중이라고 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44%에 불과했다. 우리나라가 IT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라는 인식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김영진 포레스트리서치 지사장은 “클라우드 도입율 등은 지난 2년 동안 유사한 추세였다”며 “가까운 미래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사의 경우는 삼성SDS, LG CNS 등 계열사 IT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사를 중심으로 서비스는 하지만 확대를 큰 폭으로 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보 소유욕도 클라우드 확대 걸림돌

김 지사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른 국가과 비교해 정보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다”며 “정부에서도 금융기관 등의 정보를 외부에 두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도 클라우드 확산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기업은 디스크 등 하드웨어 자료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클라우드라는 개념이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도 확산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클라우드에 대해서는 서비스, 정보공유라는 다양한 정의가 있다. 아마존, KT, LG유플러스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메뉴판을 제공하고 입맛에 맞게 골라 쓰도록 하는 형태라면 IT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형태는 또 다르다.

IT서비스업체는 주문제작형 클라우드 서비스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정답은 없다”며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모바일 관점의 이동성보다는 총소유비용(TCO)에서 접근하는 형태가 많다”고 강조했다.

통상 개인용 클라우드가 모바일 환경의 이동성에 초점을 맞춰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는 것과 달리 기업에서는 자원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자원을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접근방법이 있는 만큼 기업 IT부서도 혼란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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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보다 도입이 더욱 지지부진하다. 포레스트리서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율은 9%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등 선진 클라우드 업체는 우리나라에서는 IT 자원의 활용률 기복이 심한 게임 등 이머징 시장 중심으로 접근한다”며 “기업들이 클라우드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