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조세회피, 도덕성 문제삼지 말라"

일반입력 :2013/05/29 10:46    수정: 2013/05/29 18:48

이재구 기자

“나는 기꺼이 60억달러(6조8천억원)를 냈다. 하지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주주들의 돈을 내서는 안된다.”

레지스터는 28일(현지시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이 호주방문 중 현지방송에 출연, 최근 불거진 애플,구글,아마존,MS,HP 등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법인세 회피 의혹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빌 게이츠 회장이 “법인세 납세는 법적 이슈일 뿐 도덕성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28일 호주를 방문해 14시간 동안 머문 빌 게이츠는 현지 정치인들과 만나 후진국 지원예산을 늘려줄 것을 제안했다. 또 현지 ABC의 7.30프로그램과 Q&A 생방송에 출연해 조세회피로 비난받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호주 방송국들과 빌 게이츠와의 대담 대부분은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이슈에 할애됐지만 최근 부각되고 있는 기업들의 조세회피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레 나왔다.

미국다국적기업들의 법인세 납세문제와 관련, 빌 게이트츠는 자신이 자발적 납세자이며 지난 수년 간 개인적으로 기꺼이 60억달러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서비스는 매우 가치있었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기업의 법인세와 관련한 말이 나오자 “IT기업들은 현지법률에 따르기 때문에 올바르게 하고 있다”는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다.

게이츠는 “이들이 주주들에게 돈을 받아 엄청난 돈을 (세금으로)지불하는 것은 기업의 의무가 아니다”라며 기업들을 옹호했다

그는 아일랜드 등 현지국가 세법의 의도와 무관한 방식으로 조세회피를 하는 것이 윤리적인지에 질문받자 “법체계 안에서 법을 따른다면 다른 기준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는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법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만일 해당 국가가 새로운 과제기준을 만들면 “회사들은 기꺼이 따를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한편 지난 주 (조세회피 의혹을 받고 있는 구글의) 에릭 슈미트 구글회장도 “만일 누군가가 다국적기업들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한다면 그들은 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은 부자가 더 많이 세금을 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정부의 예산 압박 특히 건강분야에서의 압박은 ”부자가 세금을 낼 점점 더 많은 기회를 갖게 할 것“이라고 대꾸했다.

컴퓨터 황제로 불렸던 빌 게이츠는 IT와 관련해서는 마크 저커버그와 보낸 시간을 언급하며 “그는 나로부터 배우고 나는 그로부터 배운다”는 말을 한 것 외에는 함구했다. 다만 게이츠는 인공지능(AI)발전과 관련, 구글에서 일하는 AI 전문가 레이먼드 커즈와일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5배정도 느린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개인적 근황과 관련, 브리지게임과 바나나게임을 즐기지만 최고가 될 정도로 빠져들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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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프라이버시는 복합적인 문제라고 언급했다. 또 로봇이 전쟁이 아닌 선을 위해 사용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게이츠는 새회사를 차릴 가능성은 “내 계획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은 매일저녁 설거지를 하며, 자신의 아이들은 다른 애들이 그들보다 훨씬전에 휴대폰을 갖고 있었다고 불평한다고도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