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포인트 "벤처강국 이스라엘의 원천은..."

일반입력 :2013/05/22 16:03

손경호 기자

이스라엘 기업들이 강한 이유는 정부에 의지하지 않는 개척정신에 있습니다.

22일 비즈니스 협력 차 한국에 처음 방문한 암논 바레브 체크포인트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자국 기업들의 강점을 이 같이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이스라엘의 사례를 꼽았다. 미래부에서 정부의 ICT 육성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윤 차관은 이스라엘 경제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으로 '후츠파 정신'을 꼽았다. 이는 뻔뻔함과 당돌함을 말한다.

바레브 사장은 윤 차관이 강조했던 후츠파 정신을 두고, 이스라엘 기업들의 성공모델에 대해 국민들의 DNA에 '기업가 정신'이 심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 역시 황무지나 다름 없었던 이스라엘을 개척했다며 체크포인트 역시 그런 DNA가 심어져있다고 설명했다.

체크포인트는 군을 갓 제대한 24살의 젊은이 3명이 창업한 회사였다. 바레브 사장에 따르면 보안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긴 창업자들 세 명이 세계를 여행하면서 고객들을 찾았다. 당시에 이미 글로벌 IT기업이었던 선마이크로소프트를 찾은 것도 이때다. 창업자들은 보안에 대해 조언하며 자사 솔루션을 사용하라고 끈질기게 설득해 실제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1993년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해 13억4천270만달러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매년 60%에 달한다. 고객사는 1만5천개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했냐는 질문에 바레브 사장은 딱히 정부가 지원하는 육성정책은 없다며 벤처회사들이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드물다고 밝혔다. 내가 어떤 아이디어가 있으면 스스로 어떻게든 해결해야지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아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관행처럼 정부공공프로젝트 자금을 따내고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우리나라는 지원이 약해서 벤처창업이 힘들다라고 말하는 이들에 따끔한 충고를 한 셈이다.

이스라엘은 벤처캐피탈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만든 나라이기도 하다. 투자가치가 있는 장래성이 유망한 신생회사에게 투자하면 위험성이 높은 만큼 수익성도 높다는 점을 인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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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모바일 보안에 대해서 그는 큰 흐름인 것은 맞지만 아직 초기단계라 명확히 정립된 솔루션은 없는 것 같다며 이메일, 연락처 등을 관리하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사내 가상사설망(VPN)과 연결되도록 하는 기기보안과 기존에 저장된 데이터를 암호화해 보호하는 데이터보안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보안전략에 대해 바레브 사장은 방화벽, 안티봇, 안티멀웨어 등이 하나의 보안 전용 게이트웨이를 통해 중앙관리되도록 하는 '다계층 보안'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아직 단일 솔루션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