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게임, HTML5 모바일 게임 도전기

일반입력 :2013/05/14 16:17    수정: 2013/05/14 16:19

HTML5. 게임 이용자에게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새로운 웹 표준 기술이라며, 액티브X를 없앨 수 있다는 이야기 정도만 간혹 들었을 법한 내용이다. 이 설명조차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한게임이 HTML5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 ‘포켓슈퍼히어로즈’를 카카오톡을 통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유명 앱 개발 엔진으로 만든 게임이 대부분인 지금 남들이 쉽사리 하지 않을 시도다. 실제 관련 업계선 가능하긴 하다면서도 굳이 시도할 이유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화려해진 그래픽을 맞추기 어렵고, 시중의 게임 개발 엔진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한게임은 왜 HTML5로 게임을 만들었을까. H5스튜디오의 임경정 PD는 “이미 2년 전부터 내부서 시도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 이름도 기술명을 본뜬 것.

임경정 PD는 “새로운 엔진 게임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새로운 웹기술이라면서 이슈가 생길 때 웹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첫 시도는 바둑이나 장기 같은 보드게임류를 소재로 삼으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느날 사업 파트에서 일본에서 피처폰에서 유행하는 카드 역할수행게임(RPG)을 주목했다. 지금에 와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카드배틀게임(TCG) 장르였다.

임경정 PD는 “게임 장르 자체는 국내서 생소하지만 HTML5 기술로 시도할 만하다고 여겼다”면서도 “연출을 화려하게 하면 웹에서 퍼포먼스가 안 나오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술회했다.

HTML5 기술을 이용, 웹앱 형태로 만든 모바일 게임은 이용자 요구 사항이나 신규 콘텐츠를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포켓슈퍼히어로즈는 게임 내에 동영상, 사운드, 메뉴 부분을 제외하고 모든 부분을 한 번에 뜯어고쳐 완전히 새로운, 다른 게임으로 내놓을 수도 있다.

반면 요즘 대부분의 엔진 개발 게임과 비교해 화려한 그래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모바일 기기 사양 위에서 구현할 수 있는 웹의 표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컴퓨터로 각종 플래시 게임도 최신 PC와 비교해 쉽게 돌아가지 않는 것과 같다. 한게임도 이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것이다.

임 PD는 “게임 개발 단계에서 최적화를 시키는데 오랜 기간이 걸렸다”면서 “내부적으로는 HTML5 게임으로는 이 정도면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봤다 정도의 말도 나왔다”고 했다.

예컨대 앱이 아닌 웹의 한계를 맞추면서도 이용자들이 단점을 못 느끼도록 정지 화상을 이어붙여 애니메이션‘처럼’ 구현했다고 한다. 디자이너들이 캐릭터를 만들 때도 나름 화려해보이면서도 실제는 단순한 이미지를 만드는 노력까지 기울였다. 미소녀 일러스트레이트가 판을 치는 TCG 시장에 2D 그래픽 SD 캐릭터를 들고 나온 연유다.

그럼에도 최소한 게임의 본질적인 특징인 재미를 줄일 수는 없었다. 때문에 임 PD는 “연예인을 써서 마케팅에 활용해볼까, 테스트는 안해봤지만 사진을 쓰면 되지 않을까”와 같은 고민도 했다고 말했다.

8등신의 화려한 캐릭터를 보이기 어려운 만큼 반대로 귀엽고 코믹스런 설정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게임과 딱 맞아떨어진 것이 웹툰 ‘마음의 소리’다. 인기 웹툰 작가 조석의 그림이 포켓슈퍼히어로즈에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게임 기획을 맡은 류려영 씨는 “다른 TCG와 비교해 히어로즈의 속성을 강조했고 히어로물의 콘셉트에 부합하는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일격필살’. 적이 누구냐 내가 어떤 카드를 갖췄느냐를 고민하면서 즐기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결국은 개발 기술 이전에 콘텐츠의 의도가 중요하다며 “어떤 게임보다 수집과 조합의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출시 한 달 가량 지난 포켓슈퍼히어로즈는 순항 중이다. 각종 인기 지표에도 이름을 종종 드러낸다. HTML5를 통한 첫 시도인 만큼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수준이다.

한게임은 이 게임의 해외 진출은 물론 지표를 봐가면서 다음 게임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게임으로 남기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에 앞서 다른 카드 게임에 있는 것은 다 보여주겠다면서 이 둘은 눈을 번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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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이벤트나 아지트, 길드 콘텐츠를 보여주고 길드전도 공성전처럼 보여주겠습니다. 길드가 실질적으로 들어가야지 게임의 본질이잖아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보여주는 도전자들의 성과가 주목되는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