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폐쇄? 개방? 액세서리 생태계

일반입력 :2013/05/12 08:21    수정: 2013/05/12 08:40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관련 액세서리 시장 규모도 1조원 규모로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애플 제품과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갤럭시 시리즈 판매량이 늘면서 관련 생태계도 확대되는 분위기지만 삼성전자의 폐쇄적인 협력사 운영 정책에 후발주자들의 경우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모든 써드파티 개발사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관련 제품의 도면 정보를 공개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일부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제품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액세서리 생태계에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애플은 써드파티 업체들을 위해 신제품 공개와 동시에 개발자 사이트를 통해 제품의 정확한 치수를 담은 디자인 도면을 공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케이스 디자인 지침(Case Design Guidelines for Apple Devices)을 통해 주의사항을 자세히 전달하고 있다.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등 특정 소재를 사용할 경우 수신 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나 케이스는 볼륨조절, 홈버튼 등의 물리적인 조작과 오디오잭, 스피커폰, 마이크 등을 작동하는데 방해를 하지 말아야 하고 센서나 카메라 시야각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애플 역시 기존에는 한 두 업체를 통해 사전 정보를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이폰4 출시 당시 제품 정보가 유출되면서 현재는 공식적인 루트로 제공되는 사전 정보는 전혀 없는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는 폐쇄적인 액세서리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SMAPP (Samsung Mobile Application Partnership Program)에 포함되는 일부 업체만을 대상으로 언팩 행사 직후 선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벨킨, 애니모드, 아이러브 등 몇 개 업체가 SMAPP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전자에서는 공식적으로는 협력사 정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때문에 SAMPP에 포함되지 않는 일부 업체들의 경우 출시된 제품을 바탕으로 직접 치수를 측정해 도면을 제작하거나 제품 출시 전후로 부천 일대에 성형·사출 업체를 대상으로 알음알음 정보를 거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특히 후발업체들의 경우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직접 액세서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를 출시하면서 플립커버와 암밴드 등 액세서리를 함께 선보이는 등 액세서리 라인업을 늘리고 있고 LG전자와 팬택도 정품 플립커버를 내놓거나 별도 액세서리 브랜드를 마련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와 함께 발표한 스마트커버 외에 관련 케이스는 직접 제작하지 않는다.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제품 출시 전 중국 내 위탁생산업체 등에서 비공식적인 형태로 수치 등 정보를 구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의 경우 정품을 직접 제작하고 이를 제품 구매시 번들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도 많아서 미리 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큰 이득은 없다면서 애플의 경우 사전에 공식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사전정보를 입수해 제품을 출시할 경우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공식적인 루트로 제품 정보를 구하다보니 제품 불량이 발생할 경우 업체들이 해당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애플이 아이패드에 내장한 마그네틱 센서 관련 치수가 잘 맞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던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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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와 이와 별도로 애플은 모두 써드파티 개발사가 만든 액세서리 제품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인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승인을 통과해야만 제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인증하고 있다.

애플의 경우 인증을 받아야만 애플이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애플 스토어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애플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제품 외에는 애플이 관여하는 부분이 없지만 애플스토어에 포함돼야 매출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많이 신경쓰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