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의 논란’ 속…인터넷기업은 ‘훈훈한 상생’

일반입력 :2013/05/09 08:21    수정: 2013/05/09 08:22

국내 유통업계가 왜곡된 ‘甲乙’ 문화 때문에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터넷업계선 네이버의 온라인 사전이 만들어낸 ‘사람 살린’ 사건이 화제다.

요지는 이렇다. 한 한국인이 중국에서 갑자기 쓰러진 선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 네이버의 중국어 사전 앱을 띄워 ‘두통’과 ‘응급’ 두 단어를 찾아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스마트폰용 번역·회화 앱이 넘쳐나는 때에 ‘뭐가 대수냐’는 반응이 나올 법도 하지만, 그 속사정을 살펴보면 ‘모두 다 함께’란 NHN의 상생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NHN은 1999년부터 영어, 일본어, 중국어 사전을 만들어왔다. 2010년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프랑스어 온라인 사전을 출시했고 이후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터키어, 베트남어 사전을 선보였다. 지난 3월에는 이용자가 극히 적은 언어권인 인도네시아어와 몽골어 사전을 13·14번째로 내놨다.10년 넘게 사전 서비스를 계속해 온 NHN의 이 같은 행보를 김종환 NHN 네이버 사전&백과DB실장은 “네이버의 사회 인프라 확충 기여”라고 요약한다. 네이버 사전은 학습의 도구가 아니라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에 소통의 도구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약 150만명. 다문화가정 구성원은 70만명에 이른다. 더욱이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15만명을 넘어섰다.

김 실장은 “한국은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진입 중이지만 다문화 구성원들은 여전히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한국어에 대한 언어 장벽 때문에 일반 가정에 비해 취학률이 낮고 학습이나 교유 관계에도 어려움을 겪기 일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수 이용 언어 사전은 다수언어 사전에 비해 콘텐츠 확보가 어려워 수록된 단어나 예문의 수량이 적지만,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PC보다 모바일 지표가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베트남어 사전 등의 경우는 PC보다 모바일의 사용률이 3배나 높고, 이용자들의 반응 역시 상대적으로 뜨겁다. 소수 이용 언어 사전이 존재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욕’으로 얼룩진 甲乙 세태 속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장벽을 낮춰 소외된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NHN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