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휴대폰 무선충전 오해와 진실

일반입력 :2013/04/29 17:50    수정: 2013/04/30 15:19

정현정 기자

무선충전이 화두다. 무선충전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부터 가전제품과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번거로운 전원케이블을 없애고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기술로 IT업계에서 높은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반기 최대 기대작인 삼성전자 ‘갤럭시S4’가 무선 충전방식을 지원하면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S4가 지지부진했던 무선충전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용화 된 자기유도 방식의 무선충전 기술은 충전기와 단말기 간 접촉이 필수적이라는 기술적인 제약이 있는 상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공진유도 방식의 경우 몇 가지 기술적인 난제로 쉽사리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동통신사, 휴대폰 제조사 등이 식음료 업체 등과 손잡고 무선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시도되고 있다. 무선충전에 대한 몇 가지 주요 궁금증을 풀어봤다.

■자기유도? 공진방식? 어떤 차이가...

무선충전 방식은 크게 자기유도 방식과 공진유도 방식으로 나뉜다. 두 방식의 차이점은 크게 단말기과 충전기 간 접촉 여부로 구분한다. 현재 상용화된 무선충전 기술은 모두 자기유도방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4도 자기유도 방식 무선충전 기술 중 하나인 WPC의 'Qi(치)' 표준을 지원한다.

자기유도 방식은 전력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발생시키면 이 자기장이 수신부의 2차 코일에 유도돼 전류를 공급하는 전자기 유도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다. 하지만 단말기가 충전기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되면 충전이 불가능하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 공진유도 혹은 자기공명 방식으로 불리는 기술이다. 송신부 코일에서 공진주파수로 진동하는 자기장을 생성해 동일한 공진 주파수로 설계된 수신부 코일에만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공진유도 방식의 원리다.

이 방식은 무선 충전기 위에 단말기를 아무렇게나 올려놓거나 2m 정도 떨어져 있어도 충전이 가능하고 하나의 무선 충전기에 여러 대의 단말기를 올려놓아도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공진방식 상용화 왜 어렵나요?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4에 공진유도 방식의 무선충전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충전효율성과 표준화 미비 등 문제로 자기유도방식을 채택했다. 공진 방식의 무선충전 기술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로는 전력 효율과 발열 문제, 국제 규격과 표준 지정 등이 있다.

가장 중요한 이슈는 실제 이용 환경에서 전송 거리 및 효율이 저하되는 문제다. 송수신기가 공진을 일으키는 주파수 대역이 작으면 작을수록 더 멀리 더 높은 효율로 전력을 전송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공진기의 품질계수(Q팩터)가 높게 유지돼야한다.

신호를 제대로 잡지 못할 경우 발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무선으로 전송되는 전력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점도 증명돼야한다. 현재 공진방식에 대한 국제 표준이 전무하다는 것도 상용화에 걸림돌이다. 이같은 기술 과제가 해결된 후 국제 표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 방식과 LG 방식이 따로 있나요?

양사가 무선 충전 방식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하다 보니 서로 다른 방식을 가지고 다퉈온 것처럼 비춰지기도 하지만 양사 모두 두 가지 충전방식에 대한 기술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선두를 달리는 기술은 세계무선전력협회(WPC)의 자기유도 방식인 Qi 표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이 협의체에 소속돼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퀄컴과 손잡고 공진 방식 표준화를 선도하기 위해 퀄컴 등 30개 회원사와 함께 무선충전 표준연합인 A4WP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공진방식에 대한 기술 개발만을 진행한다.

PMA(Power Matters Alliance)는 또 다른 자기유도 방식 관련 협의체다. LG전자는 지난 3월 A4WP와 PMA에 회원사로 가입했다.

하지만 LG전자의 옵티머스LTE2나 옵티머스G 프로는 물론 넥서스4, 갤럭시S4 등 현재까지 상용화 된 모든 무선충전 기술은 WPC의 치(QI) 인증을 지원하기 때문에 호환이 가능하다.

■무선충전기 얼마나 비싸길래..

2006년부터 자기유도 방식을 이용한 휴대폰 무선 충전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WPC를 중심으로 치(Qi) 방식의 무선 충전 표준이 제정되면서 상용화가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현재까지 무선충전 액세서리를 구매하려면 10만원 가량에 비용이 발생하고 하나의 무선 충전기로 한대의 휴대폰만을 충전할 수 있다는 점, 충전할 때는 반드시 휴대폰을 충전 위치에 정확히 맞춰야한다는 점 등 사용에 여러 불편함이 있다.

LG전자가 선보인 무선충전기 'WCP-300'는 지름 6.98cm의 초소형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전작 대비 충전 가능 면적은 1.7배로 넓혔다. 이 제품의 가격은 6만5천원이다. 아이리버의 액세서리 브랜드 '블랭크(Blank)'가 내놓은 자기유도 방식 무선충전기의 가격은 9만9천원으로 정해졌다.

LG전자가 해외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인 넥서스4 전용 무선 충전기는 5천999달러(약 6만5000원)다. 팬택 계열 모바일 액세서리 기업인 라츠가 내놓은 자기유도방식의 무선충전기 'LWT-120S'은 5만9천원에 판매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4 출시와 함께 내놓은 무선충전용 백커버는 39.99달러(한화 약 4만4천원), 무선충전기는 59.99달러(한화 약 6만7천원) 정도에 판매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전력변환 및 제어용 칩과 같은 주요 부품들의 가격도 점차 내려가면서 무선 충전기의 가격도 3~4만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선 충전효율은 얼마나? 전자파 위험은 없나요?

공진 방식의 경우 1m 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약 90%의 높은 효율로, 2m에서도 약 40%의 효율로 전력 전송이 가능하다. 수신부 코일에서 흡수되지 않은 에너지가 공기 중으로 방사돼 소멸되지 않고 송신부 코일에 다시 흡수되기 때문에 효율이 높은 편이다.

자기 유도 방식은 전력 전송 효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cm 이상 떨어지거나 송신코일과 수신코일의 중심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전력이 거의 전송되지 않을 정도로 효율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콘센트에 꼽지만 않았을 뿐 유선을 이용한 충전과 마찬가지다.

조만간 각종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수십cm 거리에서 80~90%의 효율로 일정하게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의 상용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기유도 방식과 공진유도 방식 모두 인체에는 거의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기유도 방식에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전자기파 방식의 경우 전기장과 자기장을 동시에 사용해 방사하고 전력의 상당 부분이 전송되는 도중에 사방으로 흩어져서 사라지기 때문에 효율이 낮고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유도 방식의 짧은 전송 거리와 전자기파 방식의 효율성 및 인체 유해성 문제를 극복한 것이 공진유도 방식이다. 공진 방식은 송신부와 수신부 사이에 벽과 같은 장애물이 있어도 문제없이 전송할 수 있으며 전자기파 방식과 다리 인체에 거의 흡수되지 않는 자기장만을 이용해 에너지를 전송하기 때문에 안전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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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무선충전 시장은 2011년 8억8000만달러에서 2015년까지 연평균 약 60% 성장한 237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스마트산업협회(KOSIA)도 국내 무선충전기 시장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출시를 계기로 평균 6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