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모토로라 특허침해 4조→20억원 축소

일반입력 :2013/04/27 08:50

마이크로소프트(MS)가 X박스에 쓰인 모토로라 기술특허 사용료 규모를 연간 20억원 수준으로 축소시켰다. 당초 모토로라에게 요구받아온 4조원대 규모의 로열티 조건을 청산함에 따라 사실상 승리한 분위기다.

영국 온라인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26일(현지시각) 모토로라가 X박스360에 쓰인 기술의 특허를 소유했다며 수십억달러 규모 로열티를 요구해온 주장이 담당 판사에게 기각당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판사는 모토로라가 주장한 특허의 배상규모를 수십억대가 아니라 수백만대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모토로라더러 MS에 물릴 표준필수특허 사용 로열티 금액을 구체화한 것이다.

앞서 모토로라는 판매된 X박스 1대당 매출의 2.25%를 로열티로 받으려했다. 이는 40억달러(약 4조4천420억원)대에 이르는 규모로 추산됐다. 회사는 그 게임콘솔에 쓰인 영상압축해제 및 무선랜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이 전개된 미국 시애틀 소재의 연방지방법원에서 담당판사 제임스 로바트 씨는 MS가 모토로라 쪽에 배상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다만 영상압축해제 기술에 대한 특허료를 단말기당 0.005달러(약 6원), 무선랜 특허료를 대당 0.035달러(약 39원)로 쳤다. 이는 연간 180만달러(약 19억9천890만원) 수준이다.

MS 부고문변호사 데이비드 하워드 씨는 이에 대해 특허 기술을 모두에게 받아들여질만한 수준으로 남겨뒀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이로운 결정이라고 평했다.

MS는 모토로라가 특허를 보유한 802.11 무선랜 표준과 영상압축에 쓰는 H.264 표준 기술을 사용해왔다. 기술분야에서 표준특허는 필수요소에 속한다. 이는 표준제정기구에 의해 유지관리된다. 이들은 사업체로부터 기술이 공급되는 과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차별없는(FRAND)' 수준인지 감독한다. 이른바 '프랜드' 조항이다.

MS와 모토로라의 소송은 지난 2010년 시작됐다. 당시 MS는 모토로라가 무선랜과 영상압축해제 기술에 대한 특허료를 X박스 단말기 1대당 2.25%씩 받으려한 것에 대해 FRAND 조항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후 업계서 이 재판은 해당 특허를 사용하는 비용으로 얼마가 적정한지 구체화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묘사됐다. 모토로라는 더불어 특허를 침해한 X박스에 대해 판매금지처분을 내리기 위한 소송을 벌였으나 지난해말 패소했다.

MS의 지난해 X박스 매출이 737억달러(약 81조8천439억원)이라 밝혔다. 모토로라쪽 주장은 이가운데 40억달러 이상을 특허사용료로 내놓으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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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 대변인 매트 콜먼 씨는 이번 판결에 대해 모토로라는 산업계 다른 기업들에 적용한 것과 일관되게 주요 특허들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라이선스해왔다고 밝혔다.

아직 소송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MS와 모토로라는 오는 8월 다시 법정에서 만난다. 판사는 그 시기에 모토로라가 MS에 표준특허를 라이선스하는 과정에서 프랜드 조항 의무를 어겼는지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