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오락’에서 ‘예술’로

일반입력 :2013/04/24 11:27    수정: 2013/04/24 11:35

게임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비슷한 수준의 게임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이용자들의 오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들이 게임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게임의 시나리오를 더욱 깊이 있고 흥미진진하게 함으로써 이용자들을 사이버 세계에 더욱 깊이 빠지게 할 뿐 아니라, OST 제작으로 게임의 듣는 맛을 더해주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중 시나리오와 음악에 각별한 노력과 정성을 들인 대표적인 게임사는 엔씨소프트와 엑스엘게임즈다. 또 최근에는 중소게임사인 간드로메다가 자사의 웹게임을 위한 OST 제작에 나서는 등 게임을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을 위한 OST는 출시하며 게임 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회사는 아이온 출시에 맞춰 유명 음악가 양방언 씨가 참여한 첫 OST를 발매한데 이어 ‘아이온 티아마트의 최후’, ‘아이온 카탈람의 노래’ 등의 음반을 냈다.

아이온 첫 OST는 3년간의 제작기간과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눈길을 끌었으며, 두 번째 OST는 아이온 사운드팀과 체코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완성도를 높이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 앨범에는 인기 여가수 아이유가 직접 가수로 참여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엔씨소프트는 차기작인 ‘블레이드앤소울’ OST도 2장 발매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특히 첫 앨범(더 스토리)에는 일본 유명 음악가인 타로 이와시로가 참여해 동양적인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느낌을 선사해 게임의 깊이와 감동을 더했다.

두 번째 음반 ‘더 월드’는 블소의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제룡림'에서 '대사막', '수월평원'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세계와 세부 등장인물들의 테마를 음악으로 담아냈다. 특히 다양한 영역의 사운드를 위해 52인조 현악단이 레코딩에 참여했다.

엑스엘게임즈가 올 1월 출시한 ‘아키에이지’의 경우는 시나리오와 OST 모두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이 회사는 ‘세월의 돌’과 ‘룬의 아이들’로 판타지 소설계에서 유명한 전민희 작가를 아키에이지 세계관을 구성하기 위한 작가로 발탁했다. 이에 전 작가는 아키에이지 소설 ‘전나무와 매’, ‘상속자들’을 출간하는 등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 세계관을 탄탄히 다졌다.

또 엑스엘게임즈는 가수 윤상이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OST를 발매하며 게임의 감동을 더욱 살려냈다. 이 회사는 윤상 특유의 감수성을 잘 표현한 OST를 통해 아키에이지를 더욱 알렸으며, 이용자들이 게임에 더욱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게임 음악 제작에 전문 음악가인 윤상이 참여한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임의 높은 완성도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얻는 사례가 이제는 대형 게임에서 중소형 게임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최근 간드로메다는 웹삼국지2 OST 제작을 위해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에서 '넬라 판타지아'로 주목 받은 가수 ‘배다해’와 한국 락발라드의 전설인 K2 ‘김성면’이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 최고의 록밴드 부활의 베이시스트 서재혁이 베이스 세션을 맡아 웹삼국지2 OST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듀크, 손호영, 춘자 등의 앨범 프로듀싱 및 드라마 선녀가 필요해 음악 감독으로 활동한 임일홍이 프로듀서를, SG 워너비와 M4의 음악감독 이민규가 기타 세션 및 제작에 참여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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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NHN 한게임은 MMORPG ‘아스타’ OST에 양방언 씨를, 위메이드는 ‘천룡기’ OST에 가수 임재범의 참여 소식을 발표한 바 있다. 또 NHN은 매년 ‘게임문학상’을 실시해 게임 전문 시나리오 작가 발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점점 게임의 그래픽과 제작 수준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게임사들이 조금이라도 더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시나리오, OST 제작에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오락에 그쳤던 게임이 예술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