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첩보기관, 위키피디아 검열하려다 그만...

일반입력 :2013/04/08 17:09

봉성창 기자

프랑스 첩보기관이 위키피디아의 게시물 검열에 나섰다가 오히려 된서리를 맞았다.

위키미디어 프랑스는 6일 프랑스 정보중앙국(DCRI)이 본사인 위키미디어 파운데이션에 접촉을 시도했다고 6일 오전 밝혔다.

DCRI는 기밀로 취급받는 군사 정보가 프랑스어 버전 위키피디아에 올라왔다며 이를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위키피디아에 올라온 해당 문서는 프랑스의 군사통신 시설이 리옹에서 약 70마일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핵 억지력과 핵 탐지 능력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위키미디어 파운데이션은 DCRI가 해당 게시물이 기밀 정보가 포함돼 있음을 증명하는 증거를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같은 요청을 거절했다. 해당 기업 고문변호사인 미쉘 폴슨은 “이 문서에 포함된 정보에 대해 DCRI가 왜 기밀이라고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게시물 삭제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품은 DCRI는 지난 4일 프랑스에 거주하는 위키피디아 편집자를 소환해 상당한 벌금과 실형 판결이 내려질 수 있도록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해당 편집자는 그 문서와 위키피디아는 무관하며 DCRI가 접근하기 전까지는 그 존재조차 몰랐다고 밝혔지만 DCRI의 강요에 의해 위키피디아 관리자 권한으로 접근해 문제가 불거진 문서를 잠시 삭제하게 했다.

위키미디어 파운데이션은 몇 시간 만에 이를 복구하고 DCRI의 주장과 반대로 해당 문서는 대부분 웹 검색을 통해 공개된 정보를 정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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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소동으로 인해 문제가 불거진 문서는 몇 시간 만에 위키피디아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시물이 됐다. 해외 누리꾼들은 DCRI가 왜 이러한 사실을 일부러 숨기려하는지 궁금하다는 반응이다.

외신은 “DCRI가 괜히 불필요한 행동으로 정보를 숨기려하다가 더 알리는 꼴이 돼 버렸다”며 “해당 문서는 불과 6일 만에 열람수가 4만7천건에 이르렀으며 55명의 편집자에 의해 145번이나 더 자세하게 수정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