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 우리민족끼리 해킹 한국회원 공개 파문

일반입력 :2013/04/04 19:47    수정: 2013/04/05 08:23

해커그룹 어나니머스가 최근 북한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확보한 회원정보 일부를 공개했다. 북한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변국가를 상대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킴에 따라 어나니머스의 사이버전 공세도 강화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어나니머스 한국회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계정(@youranonnewskr) 사용자는 4일 오후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전체 9천4줄에 달하는 3쪽짜리 텍스트 문서를 공개했다.

3쪽의 문서 첫줄에는 '계정명(userID), 성별(sex), 이름(name), 메일주소(email), 생일(birth), 국가(country), 가입일(signDate), 비밀번호(password)'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 아래로 각 항목에 해당하는 회원정보들이 모두 합쳐 9천1줄 나열돼 있다. 1줄마다 1개의 계정 정보에 해당한다.

어나니머스를 자처하는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정보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서 운영되는 회원정보 데이터베이스(DB)의 테이블을 통째로 추출한 내용을 그대로 붙여 올린 것이다.

어나니머스는 지난 2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우리민족끼리 회원계정 1만5천개를 탈취했고 이곳과 고려항공, 내나라 등 5개 북한 사이트에 해킹공격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개된 회원정보가운데 비밀번호 항목은 일정한 알파벳과 숫자를 혼합한 문자열로 암호화돼 있다. 다만 일부 계정은 괄호속에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의 비밀번호 문자열이 함께 노출돼 있다.

즉 실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접속해 비밀번호가 노출된 계정 가운데 아무 것이나 써서 접속이 이뤄진다면 해킹에 관련된 이들의 주장은 사실로 확인 가능하다. 국가정보원은 어나니머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지만 우리민족끼리 사이트가 해킹당한 게 맞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칭 어나니머스 계정이 이를 게재하기 앞서, 북한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uriminzok)'에도 탱고다운(TANGO DOWN), 해킹됐다(Hacked)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 계정의 프로필 사진도 기존에 알려진 것에서 바뀐 상태로 알려졌다. 현재 남녀 한 쌍이 탱고를 추고 있는 흑백 그림에 빨간 알파벳문자로 '탱고다운'이라 적힌 이미지가 표시돼 있다.

정황상 어나니머스가 북한의 트위터 계정과 사이트를 해킹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외신들은 어나니머스의 북한에 대한 사이버공격 내용을 보도하며 우리민족끼리 외에도 다른 대남선전 웹사이트의 이미지가 바뀌어 있는 등 상황을 전했다.

앞서 어나니머스는 북한을 향해 전쟁도발 때문에 해킹에 나선 것이라며 '핵무기 제조와 무력도발 중지, 김정은 사임, 민주주의 시행, 시민들을 검열하지 않는 인터넷 접속 제공' 등을 요구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사이버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관련기사

4일 오전에도 어나니머스 한국회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계정은 (김정은을 향해) 당신은 국제사회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중이라며 당신 밑의 군인들과 시민들이 모두 당신을 찬양할거란 생각은 버리라, 당신은 지금 국제사회 모두를 상대로 전범을 자처하는 중이라고 썼다.

한편 공개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가입자의 계정정보를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사람도 사이트에 상당수 가입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보에 담긴 메일주소 가운데 국내서 서비스한 이메일 계정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