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닥터드레·APR 퇴조, 왜?

일반입력 :2013/03/31 06:53    수정: 2013/04/17 10:24

김희연 기자

애플의 위기가 애플프리미엄리셀러(APR)과 관련 액세서리 업계에도 찾아왔다. 고가 액세서리 시장의 상징인 두 곳이 애플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APR 매장 가운데 최고의 매출을 자랑했던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위치한 애플샵 두 곳 가운데 한 곳이 매출 부진으로 아예 문을 닫았다. 컨시어지 역시 2년 내 200개의 매장 설립을 목표로 했지만 애플이 주춤하면서 현재 약 53개 매장을 열었다. 아울러 고가 이어폰·헤드폰의 대표였던 닥터드레는 재고물량이 늘면서 반값 대명사인 소셜커머스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28일 저녁 퇴근시간 유동인구가 많은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프리스비에 직접 방문해 매장 분위기를 둘러봤다. 여의도에는 비교적 늦게 매장 문을 열긴 했지만 애플 열풍 당시 문전성시를 이뤘던 것과 비교하면 한산한 모습이었다. 제품을 구경하거나 고르고 있는 사람이 몇 눈에 띄었지만, 이전과는 확연히 눈에 띄게 매장 방문객이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애플 제품을 주로 다루는 APR의 경우 애플의 행보가 이들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다. 관련 액세서리 업계 역시 APR의 매출에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근 애플 제품에 ‘더 이상 혁신은 없다’ 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APR 매출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국내 경기불황 영향도 한몫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브랜드 가치가 다소 하락하면서 APR까지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APR 매출이 줄면서 비츠 바이 닥터드레와 같은 고가 액세서리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한 APR 매장 직원은 “최근 매장을 찾는 사람이 처음 생겼을 때보다 줄어든 것은 맞지만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소모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꾸준하게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R이 주춤하는 사이 비츠 바이 닥터드레와 같은 관련 액세서리 업계도 직격타를 맞았다. 각종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면서 이와 함께 판매되던 제품 판매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 중에서도 국내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고가 이어폰·헤드폰 비츠 바이 닥터드레가 가장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재고물량이 늘면서 최근에는 급기야 반값 대명사인 소셜커머스에도 틈틈이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위 말하는 프리미엄 이미지에는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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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명품 브랜드처럼 닥터드레 재고품은 파기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소셜커머스에 반값으로 제품이 풀리면서 프리미엄 이미지에도 다소 타격을 받을 것 같다”면서 “또 초창기부터 판매됐던 중국산 짝퉁 제품이 국내에 있는 전체 제품 가운데 60%나 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어폰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애플로 인해 생겨났기 때문에 애플의 몰락이 결국 관련업계 생태계까지 무너지게 할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