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스마트폰 ‘첫 화면’ 잡기 경쟁 불꽃

모바일 플랫폼 2라운드…‘메신저→런처’

일반입력 :2013/03/27 08:14    수정: 2013/03/27 09:07

전하나 기자

국내 포털 업체들이 스마트폰 ‘첫 화면’ 잡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에서 잠금을 해제하면 나타나는 애플리케이션 실행화면인 ‘런처(Launcher)’ 사업에 나란히 진출한 것이다. 메신저를 주축으로 했던 모바일 플랫폼 경쟁이 런처로 옮아붙은 모양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분사한 모바일 자회사 캠프모바일을 통해 ‘도돌런처’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NHN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폰꾸미기 욕구가 크다는 것에 착안해 런처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런처를 이용하면 취향에 따라 아이콘 이미지를 바꾸는 등 개성 있는 홈화면 구성이 가능하다.

다음은 스마트폰 런처 개발사 버즈피아에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런처 시장에 들어왔다. 버즈피아가 이달 중순 출시한 ‘홈팩버즈’와 ‘버즈런처’에 다음의 기존 서비스를 연동하는 식으로 제휴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음 관계자는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런처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버즈피아와 제휴함으로써 더욱 완성도 높은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포털사가 잇따라 런처 사업에 나선 것은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이 90% 이상인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의 플랫폼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NHN과 다음은 각각 ‘라인’과 ‘마이피플’이라는 메신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나 국내 가입자수에서 카카오톡에 크게 밀리고 있다.

포털사의 런처 보급이 확산되면 PC 브라우저 시장과는 반대로 구글에 크게 뒤졌던 국내 모바일 검색 시장 점유 확대도 가능하다. 휴대폰 위젯의 검색창을 안드로이드 OS에 기본으로 설정된 구글 대신 네이버나 다음으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사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연계할 수도 있다. NHN 관계자는 “조만간 테마 아이템 선물하기 서비스 등 추가 비즈니스 모델도 선보일 방침”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런처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 틈새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관계자는 “런처는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신흥 시장에서 특히 인기를 끌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기기에 임베디드(내장) 형태로 들어가는 등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또 다른 틈새 시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포털사들의 런처 사업 진출로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에선 고(GO), 아펙스(APEX) 등 외국 개발사들 런처가 시장의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네오엠텔과 네무스텍 등 중견 벤처들이 각각 ‘맥스홈’과 ‘아톰런처’ 등으로 맞붙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