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스마트폰 사러 가전매장 몰린다

일반입력 :2013/03/26 10:22    수정: 2013/03/26 10:37

김희연 기자

“휴대폰 바꿀 때마다 대리점 여러 곳 둘러보려니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 가는 곳마다 가격이나 조건이 천차만별이라서 여간 귀찮은게 아닙니다. 요즘은 그래서 주변에서도 가전매장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회사원 백익현(55)씨는 최근 하이마트 가전매장에서 휴대폰을 신형으로 교체했다. 대리점마다 조건을 비교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차라리 돈을 더 주더라도 부가서비스 없이 가입할 수 있는 가전매장에서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가전매장의 휴대폰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휴대폰 대리점들이 각자 다른 판매조건을 내걸면서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고 신뢰도도 떨어진 틈을 타 가전매장은 모바일 전문매장을 열어 반격에 나섰다.

26일 하이마트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6월 모바일샵인샵 코너를 개편한 후 불과 6개월만에 휴대폰 매출이 20~30% 가량 증가했다. 모바일 액세서리 매출도 개편 이전에 비해 최고 2배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가전 제조사들의 제품을 모두 판매하고 있는 하이마트는 현재 약 90여개 매장 내 모바일샵인샵 ‘모바일 하이마트’로 개편했다. 삼성 디지털플라자, LG 베스트샵에서도 각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시하는 모바일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에서 교육받은 그대로 모든 하이마트 매장에서 동일 조건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 신뢰도가 꾸준히 향상돼 판매가 늘어 올해는 200개까지 모바일샵인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전매장 내 휴대폰 코너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대리점에서 전시하는 모형 대신 실제 제품을 직접 조작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가전매장에서는 국내 출시되는 다양한 모바일 제품들을 오픈형 체험테이블 위에서 전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본 후 비교가 가능하다.

가전매장을 방문한 한 고객은 “가전매장에서는 직접 실제 제품을 조작해 볼 수 있어 제품을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 “또 가전을 구입하면서 느꼈던 만족감 때문에 나이든 사람들은 대리점보다 가전매장을 더 믿음직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이마트 모바일샵인샵 판매원은 “젊은 층보다 중장년층이 주로 매장을 찾아 휴대폰을 구입한다”면서 “가격적인 면보다는 중장년층들은 믿고 살 수 있는 곳을 원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가전매장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가전 매장은 할인 판매를 내걸고 있지만 일선 매장과 비교해 무조건 최저가 구입을 보장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일선 대리점들이 경쟁적으로 각종 가입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가격이 요동치지 않고 복잡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점도 중장년층이 가전매장을 찾는 이유다. 25일 오후 가전매장에 직접 방문해 휴대폰 구입조건을 한 번 비교해봤다. 기존 SK텔레콤 가입자가 KT로 번호이동해 갤럭시S3로 교체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이마트는 할부원금 49만원을 24개월 할부로 구입할 수 있었다. 삼성 디지털플라자에서는 동일 조건에 66만원에 24개월 할부로 개통할 수 있다.

두 곳 모두 일선 대리점과 같이 위약금 등을 대신 지급해주지 않는 점이 눈에 띄었다. 때문에 소비자가 대리점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일반 대리점에 방문해 SKT에서 KT로 번호이동해 42요금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69만9천800원을 24개월 할부로 개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해당 대리점에서는 가입비와 유심비 등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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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대리점 판매원은 “보조금 정책이 엄격해지면서 단말기 값이 많이 올라 기존만큼 싸지 않다”면서 “현재 다른 대리점에 방문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마트 매장 직원은 “매일 통신사 가격 정책이 다르긴 하지만 가전매장은 고객유치가 목적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마진으로 판매하고 있어 일반적인 생각처럼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리점에서 구입할 경우 당장은 부담금이 적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각종 부가 서비스와 가입 조건을 포함하면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