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 칼바람 지속…KTH 구조조정

일반입력 :2013/03/07 07:30    수정: 2013/03/07 13:24

전하나 기자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지만 인터넷업계는 아직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야후코리아, SK커뮤니케이션즈. 엔씨소프트, 네오위즈로 이어지고 있는 구조조정 칼바람이 KTH로 몰아닥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 계열사 KTH(케이티하이텔)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수익성 없는 사업 부문이 대거 정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체 600여명 직원 가운데 상당수의 인력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009년부터 KTH를 이끌었던 서정수 사장도 이달 말로 물러난다. 서 대표 임기가 이 달로 끝남에 따라 말일께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새 경영진이 결정된다.

신임 사장 자리에는 지난달 KT 인사에서 자회사로 파견이 예정된 김연학 부사장, 이경수 전무 등이 거론된다. KTH는 창사 이래로 2004년 KT 기획조정실장 출신의 송영한 대표, 2007년 노태석 KT 부사장, 2009년 서정수 KT 부사장 등 KT 출신 인사들이 대표자리를 역임해왔다.

업계에선 KTH가 경영난을 타개하려면 외부에서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파격적 행보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KT 출신 인사들의 성적표가 썩 좋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KTH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하다 2007년 흑자전환했다. 2009년에는 기업공개(IPO)도 했지만 작년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등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결국 지난해 7월에는 하이텔과 검색 사이트 한미르를 통합해 출범시킨 ‘파란’ 서비스를 8년 만에 종료했다. KTH가 모바일 전문 기업화를 추진하며 작년 초부터 내놓은 ‘푸딩카메라’ 등 푸딩 시리즈, ‘아임인’ 등의 앱은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으나 실적 호전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부터는 B2B 앱 플랫폼 시장도 탐색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T커머스 등과 같은 신규 사업에 힘이 실리고 모바일 콘텐츠 사업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료 사업에 가까웠던 개발자 컨퍼런스 ‘H3’도 없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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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KTH 지분을 65% 가량 가지고 있기 때문에 KT가 보수적으로 바뀌면 KTH의 사업 방향성에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국내서 거의 유일하게 오픈소스를 지향하고 제대로 된 개발자 문화를 만든다고 생각한 인터넷기업이 모회사에 의해 싹이 잘리는 느낌이라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KTH 관계자는 “전반적인 사업 전략을 수정 검토 중인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인력 감축보다 새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