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이대-애플, 교육 콘텐츠 손잡았다

일반입력 :2013/02/28 22:59    수정: 2013/03/01 10:35

남혜현 기자

한국말로 된 강의를 애플 '아이튠즈유(U)'에서 들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주요 대학들의 유명 강의를 한 군데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캠퍼스'가 생겨나는 셈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BS를 비롯해 고려대학교, 이화대학교, 울산대학교 등 주요 대학들이 애플과 협약을 맺고 이날부터 아이튠즈유를 통해 무료 온라인 강의 서비스를 실시한다.

국내 대학이 아이튠즈유에 강의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과 협약에 따라 이들 대학들은 인문학, 사회과학, 공학 등 전공·교양 과목 일부를 아이튠즈를 통해 공급한다.

아이튠즈유를 통해 제공되는 강의는 대학별로 차이가 있다. 예컨대 고려대학교는 '10개 경제 테마로 본 한국 근현대사' '데이터로 표현한 세상' 등 해당 분야에 기초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의를 마련했다. 이화여자대학교도 1차적으로130여개 동영상 강좌를 한 학기 분량으로 올릴 계획이다.

강의를 듣는데는 자격이나 별도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등 애플 모바일 단말이 있어야 시청이 가능하다.

아이튠즈유는 애플이 지난 2007년 대학의 교육을 온라인을 통해 공공에 전달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었다. 국내서도 아이튠즈유에 접속할 수는 있으나, 한국말 콘텐츠가 없어 그간 성행하지는 않았다.

해외 상황은 다르다. 영어권 국가에선 아이튠즈유가 인기다. 하버드나 케임브리지, 듀크, 스탠포드 등의 교수 강의를 무료로 청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선 중고등 교육과정도 아이튠즈유를 통해 들을 수 있게 했다. 누구나 쉽게 공공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대학들도 아이튠즈유를 실제 교육환경에 활용하기도 한다. 교수들이 휴가 때 사용하기 위한 강의를 아이튠즈유에 올려 놓으면, 학생들이 이를 대체 수강하기도 한다. 온라인을 통한 교육이 자연스레 이뤄지는 상황이다.

업계는 애플 아이튠즈유가 국내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정부의 디지털교과서 사업 추진과 맞물려 향후 IT 최대 격돌지가 교육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튠즈유가 국내서 성공할 경우 경쟁자인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한 IT 업체 관계자는 대학이 먼저 아이튠즈유를 통해 강의를 공급하면 곧 중고등학교 관련 콘텐츠도 올라오게 될 것이라며 학생들은 물론, 강의를 듣고 싶어하는 일반인들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거대한 교육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라 평가했다.

한편 애플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을 포함한 브라질,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등 30여개 국가에 속한 교육 기관들이 아이튠즈유에 콘텐츠를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서 아이튠즈유 앱에 접속해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나라는 총 155개국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