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HWP편집 된다"더니 석달만에 OK

일반입력 :2013/02/13 08:49    수정: 2013/02/13 16:31

오피스2013 워드 사용자가 한글과컴퓨터 HWP 문서를 읽고 편집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를 위한 부가 프로그램을 최근 배포하기 시작했다. 경쟁사 워드프로그램의 문서 규격을 지원한다고 예고한지 3개월만이다.

한국MS는 다운로드센터 공식사이트에 'MS워드를 위한 아래아한글 문서변환도구'를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문서변환도구는 윈도7 또는 윈도8 환경에 설치된 워드2013로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 워드 프로그램에서 생성한 HWP 파일을 편집할 수 있게 해준다.

변환도구가 지원하는 형식은 한컴오피스2002 이후부터 한컴오피스2010SE+ 버전까지 제공된 워드프로그램의 HWP 5.0 포맷이다. 이는 한글과컴퓨터가 지난 2010년상반기 외부 개발자나 타사에서도 자사 문서형식을 다룰 수 있도록 공개한 규격이다. 회사도 현재까지 한컴오피스 워드 제품에 이 형식을 써 왔다.

■어떻게 해야되나

MS 워드2013에서 최신 HWP파일을 다룰 수 있게 하려면 다운로드센터 공식사이트(http://www.microsoft.com/ko-kr/download/details.aspx?id=36772)에서 부가프로그램 설치 파일을 내려받으면 된다. 이는 MS워드 32비트 버전과 64비트 버전, 2가지로 제공된다. 워드가 설치된 윈도 운영체제(OS) 플랫폼 버전과는 무관하다.

설치시 사용자는 HwpCoverter_x64_ko-kr.exe(워드 64비트 버전) 또는 HwpCoverter_x86_ko-kr.exe(워드 32비트 버전) 또는 파일을 내려받아 저장하고 이를 실행하면 된다. 파일 압축이 오피스2013 설치경로에 풀린다. 이후 HWP파일을 열고 편집하려면 MS워드를 실행, 파일 열기 메뉴를 찾아 '아래아한글 5.0' 형식을 선택하고 대상 파일을 고르면 된다.

워드 프로그램에서 HWP를 직접 다루는 대신 MS워드 형식인 DOCX 파일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변환도구 설치 후 제공된 BATCHHWPCONV.exe 파일을 실행하고 '파일' 옵션을 선택해 원본과 변환대상 파일을 고른 뒤 '변환'을 누르면 된다. 이 프로그램으로 폴더 단위를 선택하면 그 안의 여러 HWP 파일을 한꺼번에 DOCX 형식으로 바꿀 수도 있다.

앞서 한국MS는 최신 오피스 버전부터 경쟁사 한글과컴퓨터의 HWP 문서를 읽고 쓸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법과 지원 시점을 알리지 않아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더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중순 국내 기업시장에 오피스2013을 출시하며 이 워드 프로그램이 어도비 PDF 파일과 더불어 한컴오피스 워드 문서인 HWP 형식까지 읽고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말 개인소비자를 겨냥한 설치형 '오피스365' 제품군 출시 때도 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HWP파일이라고 다 같지 않다

HWP 5.0 버전 형식은 지난 2010년6월말 한글과컴퓨터가 공개한 문서파일 규격이다. '워디안'을 비롯해 당시 최신 제품인 한글2010부터 지난해 5워 출시된 '한컴오피스2010SE+'까지 이를 사용한다. 기존 MS 오피스2007과 2010 버전에서도 HWP 형식을 다뤘다. 다만 확장자가 같을 뿐, 그 규격은 전혀 다른 파일이었다. 도스용 '한글2.0'부터 윈도98 등에 쓰였던 '한글97'까지의 파일만 호환됐다. 이는 현재 거의 쓰이지 않는다.

한국MS가 3개월가량 실제 사용 방법이나 지원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동안 국내 사용자들에겐 혼란이 벌어졌다. 상당수 사용자들은 한국MS가 판매중인 MS오피스2013 프로그램을 설치하기만 하면 곧바로 워드 프로그램에서 HWP 파일 형식을 읽고 쓸 수 있는 것처럼 여기고 있다. 실제로는 앞서 소개한 부가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한다.

일부 사용자들은 최신 워드프로그램에 플러그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른채 당장 구버전 HWP 규격만 불완전하게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MS가 잘 쓰이지도 않는 문서 형식을 지원하는 걸로 과대선전이나 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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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한국MS는 제품 출시 시점 이후 가까운 시일에 HWP 5.0 지원 기술을 배포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듯하다. 없는 기술로 허풍을 친 것 까진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직 일반 사용자들이나 조기 도입고객들조차 쓸 수 없는 개선점을 너무 앞서 자랑한 모양새다.

본격적으로 배포가 이뤄짐에 따라 한글과컴퓨터의 경쟁 제품 사업에 타격이 있을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일단 HWP 문서를 가끔 다뤄야 하는 기존 오피스 사용자들에게는 요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