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영 다음게임 “거만하지 않게 정상 간다”

일반입력 :2013/01/25 11:32    수정: 2013/01/25 12:43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게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의 웹게임과 비주류 게임들 위주로 서비스 하던 다음이 굵직한 게임들을 ‘모셔오는’ 데 하나 둘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자회사가 된 온네트 출신 허진영 다음게임서비스 본부장은 2, 3년 안에 다음을 국내 게임업계에서 톱클래스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첫 단추를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 국내 서비스 판권 확보로 꿰었다.

검은사막은 ‘R2', ‘C9’ 등으로 유명한 김대일 대표가 제작총괄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국제게임쇼 지스타를 계기로 검은사막에 대한 다음의 적극적인 구애가 이어졌고, 단 며칠 만에 계약이 성사됐다. 계약이 진행된 시점으로부터 나흘 만에 이뤄진 극적인 성과였다.

검은사막 국내 판권 확보에 성공 비결로 허진영 본부장은 ‘진정성’을 꼽았다.

“처음에는 우리가 이 정도의 게임을 계약할 수 있구나하고 깜짝 놀랐어요. 지스타 때 보고 왜 이 게임이 아직도 안 팔렸지 의문이었죠. 게임에 대한 확신이 분명했던 만큼 의사 결정에 속도를 냈어요. 개발사와 진정성을 갖고 소통했고, 결국 주말을 포함해 4일 만에 계약을 성사 시켰습니다.”

다음은 2011년 말 온라인 골프 게임 ‘샷온라인’의 개발사인 온네트를 인수하며 게임 사업에 발을 내딛었다. 과거 게임 사업에 쓴맛을 봤던 다음이라 이번에는 확실한 기술력과 인재를 확보한 뒤 장기적으로 보고 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게임 포털로서 구색을 갖췄다면 올해부터는 콘텐츠 확보에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 허진영 본부장의 생각이다.

“올해는 전략적 채널링 서비스를 가져갈 계획이에요. 초기부터 같이 준비해서 공동으로 오픈하는 형태가 될 겁니다. 올해 7종정도의 퍼블리싱 게임도 확보한 상태입니다. CCR과 협력해서 확보한 RF 온라인은 예전 버전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을 위해서 구 버전과 신 버전으로 각각 서버를 나눠 운영할 생각이고요.”

다음이 준비 중인 대표 게임은 검은사막 뿐 아니라 ▲샷온라인의 후속작 ‘투어골프온라인’ ▲온라인 축구 게임 ‘리얼사커온라인2’ ▲실사형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라인업’ 등이 있으며 이 외에 2종의 웹게임이 있다.

또 이 회사는 근래에 오픈한 중형급 MMORPG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축구 게임을 채널링 서비스하기 위해 막바지 조율 중에 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보면 다음 전체 매출에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7~8% 정도에요. 하지만 게임은 다음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만큼 전사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죠. 그동안 다음의 사업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자성의 분위기도 있고요. 온네트 홍성주 본부장이 G그룹을 맡으면서 게임 사업의 기반이 튼튼히 다져졌고, 추진력도 생겼기 때문에 다음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높아질 겁니다.”

허 본부장은 올해 국내 게임업계의 트렌드로 포털 영향력 확대를 꼽았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벼운 게임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PC 온라인 게임은 콘솔 게임 수준의 고품질 게임들이 계속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웹게임도 많이 할 것 같아요. 작년에는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 많았는데, 올해는 미들코어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지 않을까요? PC 온라인 게임은 IP 위주의 대작게임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겠죠. 콘솔 게임 수준에 버금가는 고품질 게임들이 PC 온라인 게임으로 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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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허진영 본부장은 다음 게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시기를 2~3년 후로 내다봤다. 다양한 개발사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파트너십을 맺어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다음 포털은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다음 게임은 신생 퍼블리셔라고 생각해요. 거만하지 않게 시장 진입자로 생각하고 목표를 갖고 한발씩 가려고 합니다. 현재 시장이 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변화해 가고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예요. 2~3년 후에는 다음 게임이 톱클래스에 올라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