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스플레이, 제 2의 아몰레드 신화 쓴다

일반입력 :2013/01/17 14:36    수정: 2013/01/17 15:05

정현정 기자

‘휘어지고, 접히고, 깨지지 않는 미래의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새로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로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3에서 ‘커브드(Curved) OLED TV’를 최초 공개했다.

커브드 OLED TV는 TV 패널 양 가장자리를 곡선으로 디자인한 제품으로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입체감 있고 실감나는 영상을 제공한다. 삼성은 이를 “대형OLED기술과 플렉시블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는 우남성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이 유연하게 휘어지는 형태의 플렉서블(Fliexible) 디스플레이 ‘윰(YOUM)’을 처음 일반에 공개했다. 윰은 기존 유리 기판 대신 얇은 플라스틱 소재를 채택해 자유롭게 휘어지고, 접었다 펴도 깨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디스플레이 솔루션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기술이 탑재됐다. 이 기술은 차세대 기기에 적용될 신기술로 오래전부터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 같은 혁신 제품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CES 2013를 통해 “OLED 기술의 궁극적 진화를 이뤄냈다”는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꿈의 디스플레이’ OLED 눈부신 진화

OLED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1천배 이상 빠른 화면 전환속도와 선명한 화질, 폭넓은 좌우 시야각, 자연색에 가까운 화질 구현으로 모바일 기기의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다.

특히 색을 구성하는 컬러필터와 빛을 내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깨지지 않는 것은 물론 접히고 둘둘 말리는 고화질 디스플레이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기술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7년 세계 최초로 OLED를 양산한 이래 대화면·고해상도 모바일기기의 진화를 이끌어 왔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모바일용 OLED 시장에서 2012년 현재 점유율 98%로 독보적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OLED를 첫 양산한 이후 5년 4개월 만에 누적생산량 2억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첫 양산 후 4년반 만인 지난 2011년 6월 누적생산량 1억개를 달성한 데 이어 불과 11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디지털카메라, 게임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위한 OLED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크기와 해상도 역시 4.65인치, 4.8인치, 5.29인치 등 HD급부터 3.97인치, 4.29인치 등 qHD급, 7.7인치 WXGA까지 다양하다.

그에 걸맞는 기술 발전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폰 대형화 트렌드에 OLED 디스플레이 크기는 3인치에서 5인치까지 커졌다. 해상도는 WVGA(800×480)에서 HD(1280×720)급으로 2배 이상 높아진데 이어, 이제는 풀HD 화질을 넘보고 있다.

OLED의 두께와 터치감에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SID 2012 전시회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1.92mm 두께의 스마트폰용 4.8인치 터치일체형 OLED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삼성이 자체개발한 ‘슬림 OCTA(On Cell TSP AMOLED)’ 기술을 채택해 두께를 LCD 대비 32% 줄인 것이 특징이다.

■디스플레이 혁신, 모바일 기기 진화 이끈다

스마트폰이 단순한 통화기능을 넘어서 인터넷, 영화,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로 진화하면서 디스플레이의 성능 역시 모바일 제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2010년부터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터치 내장형 디스플레이인 ‘슈퍼아몰레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에 탑재돼 갤럭시 시리즈를 세계적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부터는 자체 개발한 터치센서 일체형 슬림 OCTA 기술로 패널 두께를 줄이면서 OLED 고유의 화질을 살렸다. 패널 두께를 줄이면 배터리 용량을 높일 수 있어 기존 스마트폰과 비교했을 때 상영시간 2시간 반 정도의 영화를 한 편 더 볼 수 있게 된다. 터치패널을 없애면 OLED 고유의 화질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어 야외 시인성도 높아진다.

이 같은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더해져 갤럭시 시리즈는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갤럭시S3는 지난해 6월말 출시 5개월만에 글로벌 누적판매 3천만대를 넘어섰으며, 지난해 9월말 출시된 갤럭시노트2는 지난해 12월 중순을 기준으로 국내 시장에서만 100만대 넘게 판매됐다. 이전 모델인 갤럭시노트가 판매량 500만대 돌파에 다섯 달가량 걸렸던 것과 달리 갤럭시노트2는 불과 두 달여만에 이 기록을 갈아치웠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용 OLED 시장은 매출액 기준 2011년 35억달러, 2012년 64억달러에 이어 2015년에는 125억달러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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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 3분기 OLED 매출액은 16억9768만 달러 전년 동기 매출액 9억7612만달러 대비 74%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OLED 누적 판매는 46억4478만달러로, 2011년 OLED 총 매출 34억950만 달러를 3분기만에 12억달러 이상 초과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모바일 OLED 분야의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대형 OLED와 플렉시블 OLED 기술력을 한층 강화해 디스플레이 1위 기업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