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모바일 앱…선거 문화 바뀌다

일반입력 :2012/12/20 09:43    수정: 2012/12/20 10:13

18대 대선이 막을 내렸다. 박근혜 후보가 51.6% 득표하며 새 대통령으로 뽑혔고 문재인 후보는 선전했으나 48% 표를 얻으며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이번 대선은 선거 문화가 바뀌었다는 점에선 의미가 크다. 선거 문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및 모바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각 대선 후보들은 유권자와 소통하기 위해 싸이월드, 아프리카TV, SNS(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을 선택했다.

유권자들도 SNS 등으로 각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등 정치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젊은층의 유권자의 정치 참여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8대 대선 IT키워드는 SNS 소통

18대 대선 후보의 선거전을 보면 SNS 활용도가 높았다. 선거전 돌입 초기 각 대선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공약 등을 알리고 진솔한 모습을 보이는 데에도 SNS을 적극 활용했다. 물론 SNS은 각 대선캠프의 네거티브 전략에 대응하는 방패 역할도 했다.

일각은 이번 18대 대선은 SNS 전쟁이라 표현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새누리당)와 문재인 후보(민주통합당) 측이 온라인과 모바일 상에서 격돌했다. 이들은 SNS 민심을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새누리당은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앞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연동한 스마트폰용 새누리북과 싸이월드 등을 활용해 박 당선자를 지원사격 했다.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 박근혜미디어를 열고 콘텐츠 기부를 받은 바 있다. 콘텐츠 기부는 선거 기간 박 당선자에 대한 좋은 글 등을 SNS 리트윗하거나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민주통합당도 문 후보를 위한 온라인 소통 창구를 개설해 운용했다. 문 후보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 외에도 아프리카TV에 문재인TV 채널을 열고 유권자들과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각 대선 후보들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알리는데도 집중했다. 과거 대선 분위기를 보면 TV와 신문 등을 주로 선거 홍보 창구로 활용했지만 시대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서 모바일 생태계에도 적응한 모습이었다.

지난 19일 박 당선인의 트위터 팔로어는 약 24만3천명, 문 후보는 31만2천명이었다. 또 박 당선인의 스마트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아보는 사람은 49만6천명으로 문 후보(36만3천명)보다 많았다.

■2040 소통 위해 SNS·모바일 앱 선택

대선 후보들이 SNS 모바일 등으로 유권자와 소통에 나선 것은 젊은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SNS 사용자가 주로 2040로 진보적 경향의 유권자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각 대선 후보의 캠프 측은 SNS 유권자들의 표심의 향방에 따라 18대 대선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의 SNS 대선 영향력 예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9.6%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22.7%는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82.3%란 절대 다수가 SNS 민심에 따라 대선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유권자들도 인터넷·SNS·모바일 앱을 통해 18대 대선 후보의 공약에 대한 평가와 토론 , 투표 독려 등을 했다. 정치 성향을 밝히기가 어려울 수 있는 방송인과 연예인 등도 자신의 SNS을 통해 각 대선 후보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거 당일에도 SNS은 큰 위력을 발휘했다. 투표를 독려하는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투표 참여를 유도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연예인 등 일부는 선거법에 저촉되는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삭제해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SNS 소통 성공, 2040 투표장으로

각 대선 후보의 SNS 2040 소통은 투표율로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18대 대선 연령대별 투표율은 20대 65.2%, 30대 72.5% 40대 78.7% 50대 89.9%, 60대 78.8%였다. 20~40대의 투표율은 50~60대 보다 낮았지만, 지난 17대 대선보다 늘어났다.

또 연령별 지지율 추정치를 보면 박 당선자는 50(62.5%)~60대(72.3%) 유권자 표가 몰렸고, 문 후보는 20(65.8%)~30대(66.5%)의 표가 집중됐다.

선거 문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뀐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젊은층의 유권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SNS 등을 통해 밝히고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SNS가 ‘젊은층의 정치 참여 확대’란 단초를 마련한 셈.

관련기사

반면 전문가들은 선거 문화는 변했지만 숙제는 남아있다고 전했다. 건전한 선거 문화 정착이다. 이번 대선 기간 일부 유권자는 SNS에 특정 후보를 비난하거나 유언비어를 퍼트려 눈살을 찌푸렸다. SNS 등이 불법 선거 운동에도 활용됐다는 정확도 포착됐다.

한 전문가는 “SNS는 이제 선거에서 빠질 수 없는 홍보 수단이자 소통의 창구다. 18대 대선 후보들도 인터넷, SNS, 모바일 등을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선 이유”라며 “선거 문화가 오프라인에서 SNS 모바일 앱으로 확대했지만 건전한 선거 문화가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