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통합검색 기술 아시아가 주목

일반입력 :2012/12/20 07:30    수정: 2012/12/20 22:00

전하나 기자

<텐진(중국)=전하나 기자>“예전엔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결과를 페이지가 많이 링크된 순서로 보여주는 것이 대세였습니다. 많이 클릭된 문서라고 해서 콘텐츠의 질을 담보한 것은 아니니 한계점이 많았죠. 그래서 네이버는 사용자의 질의어별로 차별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쿼리 와이즈(Query-wise)’ 모델링을 적용했습니다.”

강인호 NHN 실시간트렌드검색팀장은 19일 중국 텐진시에서 열린 정보 검색 관련 컨퍼런스 ‘AIRS 2012’에 발표자로 나서 네이버의 독창적인 통합검색 방식을 소개했다.

AIRS는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의 대학, 연구기관 등이 중심이 돼 해마다 개최되는 정보 검색 관련 기술 학회다. 8회째를 맞은 올해는 MS의 아시아 연구기관, 소우거우, 텐센트, 화웨이 등의 민간기업들도 참여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NHN은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참가했다.

쿼리와이즈는 말 그대로 ‘똑똑한 질의어’를 뜻한다. 사용자가 검색창에 입력한 질의어에 내포된 검색 의도를 파악해 최적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네이버가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이란 얘기다.

사실 네이버가 이런 검색 모델링을 도입하게 된 데에는 남모를 사연이 있었다. 구글을 필두로 한 해외 검색사업자들이 주력했던 페이지링크 방식을 가져오려고 해도 한글 문서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

강 박사는 “2000년 당시 영어 등 대량의 외국어 문서에 비해 한글 문서는 50분의 1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빈약한 수만 존재했기 때문에 검색 이용자의 만족도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네이버 ‘지식iN(지식인)’은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에게 서로가 묻고 답하면서 같이 문서를 구축해 나가자는 제안으로 출발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이용자들에게 폭넓은 검색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한글문서 수를 대폭 늘릴 수 있었다.

지식인은 당시 경쟁사업자 다음에 밀려 2위였던 네이버가 검색 포털 1위를 꿰차는 계기도 돼주었다. 이후 글로벌 업체들이 내놓은 야후 ‘Answer’, 바이두 ‘知度’ 등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강 박사는 “외국 기업들에 맞서기 위해 적용한 이 모델이 네이버만의 차별화된 검색 플랫폼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며 “덕분에 한국은 전세계에서 구글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5개국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 네이버는 현재까지도 오래된 뉴스를 복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방대한 분야의 한글 콘텐츠 DB를 구축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네이버 검색 모델링의 핵심 경쟁력은 ‘매시간 진화한다’는 것이다. 그는 “검색 데이터가 모든 검색 질의어들에 반응하는 것은 검색엔진의 기본”이라며 “이용자들이 원하는 정답형 정보를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검색 랭킹이 연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통합검색이 지식인, 블로그, 카페 등 컬렉션 랭킹을 보여주는 이유는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는 “검색 이용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유사도, 시의성, 키워드간 인접성 등 보다 정교한 랭킹 방법을 사용하는 모델링을 도입한 것”이라며 “네이버는 모든 개별 질의어에 특화해 실시간으로 진화하는 방식으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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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네이버는 쿼리와이즈 모델링을 모바일 서비스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기존 PC에서 컬렉션 랭킹에 의한 통합검색을 제공했던 것과 달리 모바일에선 개별 컬렉션 내 콘텐츠를 혼용해 ‘통합웹’ 방식으로 검색결과를 제시한다.

강 박사는 “모바일 환경에선 사용자의 검색 욕구가 PC보다 단순하고 명확하기 때문에 클릭수를 최대한 줄여 검색 만족도가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질의별로 상황을 반영해서 좋은 검색값을 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