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인터넷 통제 표준안 마련 중 해킹 당해

일반입력 :2012/12/07 10:40

손경호 기자

미래 인터넷 통제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국제전기통신세계회의(WCIT)'의 시스템 이상이 발생해 약 2시간 가량 회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회의를 주최한 국제전기통신위원회(ITU)는 관련 시스템에 대한 해킹 시도 때문인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6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두바이에서 열린 WCIT에 대해 일부 해커그룹이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ITU는 그동안 '#OpWCIT'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상당히 많은 해킹 그룹들이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사이트를 공격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생한 사고는 지난 달 열린 세계전기통신표준총회(WTSA)에서 정부차원에서 사용자의 패킷을 면밀히 조사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표준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통화품질을 개선하고 트래픽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이는 또한 그들의 고객들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등 고객 개인의 정보를 엿보기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사고 뒤 ITU측은 트래픽을 다른 지역 서버로 이전시키는 방법으로 서비스를 원상 복구했다. 그동안 최신 버전의 텍스트 자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파일을 다른 참석자들과 공유한 뒤에야 회의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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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그룹의 소행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ITU 하마둔 뚜레 사무총장은 인터넷을 무료로 개방해야 한다고 말한 그들(해커그룹)이 오히려 온라인 회의를 막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민주와 기술 센터' 관계자는 유엔이 인터넷 사용자들의 이메일, 은행거래정보, 음성통화 등의 트래픽 정보를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표준안을 조용히 통과시키려하고 있다며 아직 충분한 개인정보보호 조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해커그룹의 공격이 아니라도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