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노키아, 본사 건물 팔고...

일반입력 :2012/12/04 22:34    수정: 2012/12/05 08:35

김태정 기자

왕년의 휴대폰 제왕 노키아가 졸지에 본사 건물조차 빌려 쓰는 세입자가 됐다. 회사는 물론, 핀란드의 자랑이었던 호화찬란한 사옥을 매각할 정도로 경영이 어렵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노키아는 핀란드 헬싱키 서쪽 에스포에 위치한 본사 건물을 ‘매각 후 임대(Sales & Lease Back)’ 방식으로 엑실리온캐피탈에 팔았다.

건물 매각을 통해 노키아는 약 1억7천만유로(한화 2천408억원)를 확보, 신제품 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4만8천평방미터(m²) 규모의 노키아 본사 건물은 외벽에 유리와 강철재를 다량 사용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지난 16년간 노키아 본사 건물로 쓰였으며, 현재 1천800명 직원이 근무 중이다. 매각 대금 2천408억원은 노키아에게 상당한 자금이지만 건물의 상징적 가치와 직원 사기 등을 감안하면 고육지책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 건물은 한 때 핀란드 산업 발전상을 대표했었다.

노키아는 올 상반기에만 23억4천만 유로 손실을 냈고, 하반기 하락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직원 1만여명 감원과 각국 생산시설 철수 등 어두운 소식들이 나왔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윈도폰8’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 ‘루미아920’과 ‘루미아820’을 선보였지만 애플 아이폰5에 맞서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티모 이하무오틸라 노키아 최고재무책임(CFO)은 “부동산은 노키아 핵심 자산이 아니다”며 “핀란드를 떠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현재의 본사 건물에서 업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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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방송에 출연해 “내가 CEO로 있는 동안에는 핀란드 헬싱키 외곽 에스포시에 노키아 본사를 둘 것”이라며 “에스포는 노키아의 고향”이라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특허와 생산라인을 비롯한 다른 자산 매각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명품 지향 휴대폰 자회사 ‘베르투’를 사모펀드 회사 EQT에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