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그림자, ‘비디오 게임’까지 엄습

일반입력 :2012/11/20 14:44    수정: 2012/11/20 14:46

‘셧다운제’ 실효성 논란에도 비디오 게임들의 셧다운제가 본격화 되고 있다.

외국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등도 국내 게임법에 맞는 정책을 따른다는 입장이어서 청소년들의 여가 활동 제약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및 이용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난해 11월20일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매일 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시간을 차단하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됐다. 이 제도는 PC 온라인 게임 위주로 적용돼 약 1년 간 시행돼 왔으며, 주민번호 도용 문제 등을 일으키며 실효성 논란을 일으켜 왔다.

이와 함께 새로운 게임법 시행령이 적용되면서 만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을 선택해서 제한할 수 있는 제도인 선택적 셧다운제도 시행됐다. 이는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원할 경우 해당 이용자가 특정 시간에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게임업체가 의무적으로 차단하도록 해주는 제도다.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강제적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를 추진하면서 중복 규제 및 실효성 논란은 가열됐지만 적용 대상은 더욱 확산됐다. 온라인 게임에 이어 비디오 게임, 그리고 향후에는 모바일 게임에까지 셧다운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비디오 게임사들의 국내 정책 변화로 확인된다.

SCE는 강제적 셧다운제가 발효되면서 만 16세 미만 이용자들의 PS 네트워크 가입을 차단시켰다. 또 선택적 셧다운제 발효 직전인 지난 6월29일부로 플레이스테이션(PS)3 스토어의 문을 아예 닫아 버렸다.

이는 제한된 기간 내에 본인 인증과 접속시간 확인 시스템 등을 갖추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단 현재까지 SCE는 PS3 스토어 이용만 막았을 뿐, 온라인 멀티플레이 자체를 차단하지는 않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SCE는 만 18세 미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연내 PS네트워크(PSN) 서비스 이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제한 연령에 속하는 이용자들은 스토어, 멀티플레이 대전은 물론 PSN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MS 역시 이달 27일부터 만 18세 미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엑스박스 라이브 이용을 전면 금지시킨다. 기존 이용자뿐 아니라 신규 이용자 모두 아이핀(I-PIN) 인증을 통해 연령을 확인하고, 성인에 한해서만 이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만 18세 미만 엑스박스360 이용자들은 시간 구분 없이 멀티플레이 대전 등 엑스박스 라이브 서비스 전체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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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적용이 온라인 게임을 넘어 비디오 게임까지 확산됨에 따라 청소년 이용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제 적용 범위를 모바일 게임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어서 업계와 이용자들의 반발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수면권과 건강을 챙긴다는 명목 하에 시행된 셧다운제가 정작 주민번호 도용 등의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음에도 적용 범위는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게임산업 진흥을 외치던 정부가 학부모만을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들만을 내놓고 있어 사회적 부작용만 키우고 한류 성장 산업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