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구글 LG, 넥서스4 출시 떠넘기기

일반입력 :2012/11/20 12:09    수정: 2012/11/20 12:17

김태정 기자

KT의 LG전자 ‘넥서스4’ 출시 계획은 현실화가 어려울 전망이다. 유통을 주관하는 구글이 한국 출시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가운데 LG전자는 단독 결정권이 없다. 미국서 물량 부족까지 벌어지면서 ‘넥서스4’ 한국 출시는 더 요원해진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LG전자 ‘넥서스4’ 출시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알렸다. KT가 만나는 논의 대상은 LG전자와 구글 모두다. LTE 가입자 쟁탈전에 힘겹지만 3G 이용자도 배려하겠다는 제스처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진정성을 가지고 드린 답변입니다. KT는 넥서스1/2/3/을 출시해 온 바, 국내 소비자를 위해 온라인에서라도 판매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불편한 기색이다. ‘넥서스4’ 를 한국에 출시하지 못하는 내부 사정을 뻔히 알면서 KT가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넥서스4’ 국내 출시는 LG전자 홀로 결정할 수 없다. 결정적인 선택권은 ‘넥서스4’ 개발을 주도한 구글의 몫이다.

‘넥서스4’가 미국과 유럽서 온라인 초기 물량이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끄는 것도 한국 출시에 걸림돌이다. 구글은 LG전자가 생산하는 ‘넥서스4’를 미국에 우선 배치하는 모습이다.

LG전자 입장에서는 “KT는 최선을 다했는데 LG전자가 거부해 ‘넥서스4’ 출시가 무산됐다”식의 비판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제조사 임원은 “KT 때문에 ‘넥서스4’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이 기대가 분명 사라질 것인데 책임을 누가 감수해야 할지 난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글 동의 없이 국내 출시 가능한 다른 3G 스마트폰들은 해외서 인기가 있어도 왜 출시해달라는 이동통신사 요청이 없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측은 “KT의 ‘넥서스4’ 관련 움직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해외서 물량 부족 때문에 구글과 고민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KT가 이 같은 속사정을 얼마나 파악했는지는 미지수다. 일부 제조사들의 주장과 달리 KT는 진정성 있게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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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KT가 “3G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미지 마케팅 효과는 상당히 봤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물론, LG전자에게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달 현재 국내 판매 중인 3G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3’, LG전자 ‘옵티머스3D 큐브’, ‘프라다3.0’ 등이다. 비교적 구형인 ‘프라다3.0’은 재고도 바닥난 상태다